올 여름에 동남아지역에는 태풍과 폭우가 자주 몰아치고 가을 이후엔
남북아메리카의 서해안에 극심한 가뭄과 산불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엘 니뇨"가 쇠퇴하고 있지만 또다른 재앙을 일으킬 "라 니냐"가 본격적
으로 세력을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국립해양대기국(NOAA)은 17일 "위성사진을 판독한 결과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와 해류이동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며 라 니냐의 도래를 확인
했다.

지난 1월께는 적도주변 해수면의 온도가 평균 섭씨30도 안팎이었으나
최근에는 25도 정도로 떨어졌다는 것.

"엘 니뇨가 퇴조하고 라 니냐의 도래를 확인해주는 것으로 보인다"는게
NOAA의 설명이다.

적도주변 해수면의 온도가 평소보다 높아져 기상이변을 불러오는 엘 니뇨
(스페인어로 남자아이)와는 반대로 라 니냐(여자아이)는 해수면 온도가
4~5도 떨어지면서 생기는 현상.

무역풍을 타고 차가운 공기가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남동부 브라질북부 등에는 태풍과 폭우를, 아메리카 서부해안에는
한파와 가뭄을 몰고 온다.

기상학자들은 "작년 겨울 엘 니뇨가 캘리포니아 지역에 많은 비를 내려
야생초목의 성장을 촉진시켜 대규모 산불의 원인이 됐다"면서 "라 니냐로
생기는 가뭄이 더 큰 산불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