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디플레(가치하락)바닥이 보인다''

자산디플레가 바닥국면이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금리의 하향 안정세가 기폭제다.

이는 주가와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최근의 금리하락은 자산디플레 회복의 강한 청신호로 풀이된다.

지난해말 30% 가까이 치솟았던 3년만기 회사채 금리는 이달들어 13%대로
추락했다.

IMF 구제금융신청 이전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정유신 대우경제연구소 금융팀장은 "금리의 하향안정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예금자와 투자자들이 고금리보다 안정성을 중시하기 시작한데다 경상수지
흑자기조와 환율안정 등이 금리하락세를 든든하게 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상반기중 신용공황에 따른 유동성 장세로 채권시장에서 수익률 급락세가
상당부분 실현된 점도 한몫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는 추가 금리하락에 대한 낙관론을 부채질하고
있다.

정부는 하반기에도 환율안정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금리인하 정책을
지속적으로 펴나갈 방침이다.

거시경제 여건도 금리를 끌어내리는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제성장률은 하반기에도 내리막길을 걸을 전망이다.

구조조정에 따른 내수위축과 수출 및 생산 둔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는 기업투자를 위축시켜 하반기 자금수요를 붙들어 맬 것이다.

여기에 상반기 금리 불안요인으로 작용했던 물가상승세도 한풀 누그러진
모습이다.

금리안정세가 보내는 시그널에 증권시장도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금리하락으로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메리트가 떨어지면서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이동이 기대되고 있다.

이충식 동원경제연구소 동향분석실장은 "지표금리 하락세가 가속화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주가지수 300=바닥권"이란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주식시장의 최대 이슈는 구조조정이다.

구조조정은 단기적으로 주식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장기적으론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여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한화경제연구원은 "주식시장은 3.4분기에 바닥권을 확인하고 4.4분기에는
본격적인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4.4분기에는 구조조정이 일단락되는데다 외국인 투자자금이 본격적으로
흘러들 것이란 판단에서다.

부동산 시장의 불황터널에도 빛이 보이고 있다.

부동산 경기부양에 나선 정부의 일련의 조치가 하강하던 아파트값에
제동을 걸고 있다.

수도권 일부 지역의 아파트가격이 반등을 시도중이다.

서울지역 신규 아파트 분양경기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박헌주 국토개발연구원 토지연구실장은 "소형아파트와 전원주택의 경우
이미 바닥을 쳤다"고 분석했다.

급매물이 대충 소화된데다 구매의사를 갖춘 잠재수요가 대기중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반기 본격화될 기업 및 금융 구조조정이 쏟아낼 대량매물과
실업사태가 부동산 가격상승의 걸림돌로 꼽힌다.

따라서 시장반등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한화경제연구원은 "하반기 부동산 시장은 폭락세를 멈추고 바닥을
다지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점쳤다.

< 유병연 기자 yoob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