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업계가 봄세일에 이어 여름세일에서도 최악의 매출감소율을 기록,
IMF 불황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현대 롯데 갤러리아 미도파 애경 경방필 등
주요 7개 백화점의 올 여름세일 매출액(잠정치)은 모두 3천2백56억8백만원에
그쳐 지난해 세일 대비 22.3%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감소율은 지난 봄세일때의 평균 감소율과 비슷한 수준이다.

업계는 그러나 일부 백화점이 매출액을 부풀려 발표한 점을 들어 실제
감소율은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추정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5월부터 매출액 감소폭이 더 커졌다"며 "이번
여름세일실적은 업계 사상 최악의 흉작이었다"고 말했다.

백화점별로는 미도파가 -35.8%로 가장 큰 감소율을 보였고 애경(-28.4%)
신세계(-22.9%) 경방필(-22.8%) 롯데(-22.5%) 갤러리아(-17.5%) 현대(-16.5%)
순이다.

일자별로는 세일초기인 지난 3일과 4일, 말기인 17~19일보다 중간에 해당
하는 6~10일 사이의 감소율이 가장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백화점들이 주요 기획판매행사를 초기와 말기에 집중배치한 점도
있지만 가전제품의 특별소비세 인하가 10일부터 시행된 것도 크게 작용했다.

그동안의 매출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실적위주의 출혈판매경쟁까지 펼쳤던
업계로서는 이번 세일부진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업계는 세일기간중 적정 재고물량까지 밀어내는 무리한 "떨이세일"을 감행
하는가 하면 가을.겨울신상품의 조기출시, 재래시장 브랜드유치 등 온갖
수단을 동원했다.

이번 세일기간중 매출부진에 대해서는 IMF 반년만에 바닥까지 떨어진
소비자들의 구매력 저하가 최대 요인으로 꼽혔다.

여기에 장마비도 한몫 거들었다는 분석이다.

올 여름세일은 지난 3일부터 19일까지, 지난해와 같은 17일간에 걸쳐 실시
됐다.

< 김상철 기자 cheo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