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해외현지법인의 차입금상환만기연장(rollover)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5대그룹 계열사들이 해외에서 운영하고 있는
현지법인들의 경우 차입금상환연장률이 90%이상 높아졌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이들 해외현지법인의 차입금상환연장비율은 60%정도
에 불과해 연장이 어려운 차입금을 본사에서 대신 갚아줘야하는 현상이 자주
빚어졌다.

이처럼 현지법인의 차입금상환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은 관련기업이
해외자산매각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대외신뢰도를 어
느정도 회복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S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들어 국내 외환사정이 호전되고 개별기업의 구조조
정이 활기를 띠면서 외국은행들이 차입금상환연장협상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
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상환연장과정에서 가산금리도 리보(런던 은행간금리)에 2.0~2.5%포인
트를 더한 수준에서 결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도 이들 5대그룹 현지법인조차 신규외화차입은 어려운 실정이며
나머지 그룹 계열사의 경우 차입금상환연장률이 50%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
타났다.

특히 국내에서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기업의 해외현지법인들
은 국내은행의 외국지점으로부터 무차별적으로 자금을 회수당하고 있다.

차입금회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기업 해외현지법인들은 정상적인 영업
이 불가능해 본사차원에서 해외법인을 사무소 등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
는 경우도 늘고 있다.

종합상사의 한관계자는 "신규차입이 중단돼 자금회전에 어려움을 겪는 현지
법인의 경우 폐쇄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익원 기자 iklee@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