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식 < 하나로통신 사장.정보화전략 캠페인 추진위원장
ys-shin@hanarotel.co.kr >

지난 90년초만 하더라도 기술력만 믿고 고가의 컴퓨터 개발에만 매달려
가격경쟁력을 상실한 PC제조업체인 미국 컴팩사는 91년 창사이래 처음으로
매출액이 감소하고 순이익도 90년에 비해 3분의1이하로 급속히 떨어졌다.

이 회사는 그해부터 소프트웨어 개발은 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칩 생산은
인텔에 넘겨주는 식의 아웃소싱(Outsourcing.외주용역)제를 도입했다.

그 결과 93년들어 매출과 순이익이 각각 72억달러와 4억6천만달러를 기록,
경쟁업체인 애플을 누르고 일약 세계 제1위 PC업체로 떠오를 수 있었다.

"핵심만 보유하고 주변조직과 인력은 외부에 맡겨라"

최근 세계 유수의 기업들 사이에서 번지고 있는 아웃소싱 도입으로 크게
성공한 기업 사례중의 하나이다.

이처럼 80년대 후반 미국 기업들에 의해 본격 도입된 아웃소싱은 "비용절감
과 기능향상을 목적으로 기업의 핵심부문을 제외한 내부기능을 외부전문업체
에 맡기는 신경영전략"으로 전세계에 확산돼가고 있다.

아웃소싱제가 신경영전략으로 전세계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직접 하는 것보다 외부의 전문업체에 맡기는 것이 비용이 더 싸고 업무
효율성도 매우 높기 때문이다.

IMF한파로 핵심기업만 남기고 기타 경쟁력이 없는 기업을 정리하겠다는
국내 대기업들의 급박한 현 상황도 아웃소싱의 맥락에서 보면 당연한 결과
이다.

불필요한 조직확장 등으로 몸집이 거대해진 기업의 경우 구조조정은 국가
경제회생을 위한 정부의 압력을 차치하더라도 기업의 생존을 위해 불가피한
과정임은 부연할 필요가 없다.

미국 거대 기업들의 아웃소싱 도입은 80년대의 장기 불황기에 이루어졌다.

아웃소싱의 도입으로 불필요한 조직을 과감히 정리, 조직을 대폭 슬림화함
으로써 현재와 같은 경쟁력 회복의 밑거름을 마련했다.

지난 96년 미국의 아웃소싱시장 규모는 약 1천억달러에 불과했지만 2001년에
가서는 무려 3천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특히 미국 "아웃소싱협회"에 따르면 96년 1천억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아웃소싱 경비로 지출한 미국기업들의 경우 이중 40%정도를 정보기술부문의
아웃소싱 경비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만 해도 아웃소싱시장 규모는 25조엔으로 규모면에서
자동차 정보통신에 버금가고 아웃소싱업체에 고용된 인력만도 약 2백만명에
달하는 등 아웃소싱산업이 3대 산업의 하나로 꼽힐 정도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아웃소싱산업이 활성화되면 이로 인한 관련 인력의 고용 창출에 이바지할뿐
아니라 자금이 부족한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에는 막대한 고정비(인건비)가
변동비로 바뀌기 때문에 이로 인한 여력을 핵심분야에 집중 투자하여 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

특히 통신업계와 같이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드는 산업일수록 아웃소싱 기법은
경비절감 및 유연한 조직구성 등 여러 면에서 많은 장점을 가진다.

미국 정보통신업계의 최대 아웃소싱업체는 정보시스템을 구축, 관리해주는
EDS(Electronic Data System)사이다.

이 회사는 세계 최대의 자동차제조업체인 GM을 비롯 전세계 8천여개의
민간기업과 정부기관을 고객으로 연간 1백50억달러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미국 EDS와 같이 공공기관의 전산망도 정부가 직접 운영하는 대신 민간전문
기업에 맡기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업무의 효율도 높이고
국내 관련업체의 일감을 늘려주는 효과가 있다.

기업내 자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할 것인가의 문제와 더불어 얼마나
외부인력 및 자원을 활용할 것인가는 경영자에게 던져진 중요한 몫이다.

거대 공룡기업은 외부의 변화에 빠르게 적응할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것은
이미 우리나라 기업의 사례를 통해서도 잘 알고 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보듯이 덩치가 크다고 유리한 것은 결코
아니다.

덩치가 커질수록 현상 유지만도 힘겨움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