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운영하는 하나로클럽의 창동점은 최근 뜨고 있는 서울 동북부지역
쇼핑명소.

개장이후 72일만인 지난 12일 내점고객이 1백만명을 돌파했다.

토요일인 18일 밤 11시.

이 매장을 향한 진입도로에는 자동차행렬이 끝도없이 길게 늘어서 있다.

교통경찰 10여명이 쉴새없이 호루라기를 불어대지만 차량들은 모두 거북이
걸음이다.

매장 지하주차장은 이미 초만원.

빈공간이 보이지 않는다.

1층 매장은 사람들로 가득차 조금만 움직여도 어깨를 부딪치기 일쑤다.

3~5m에 달하는 통로는 쇼핑카트로 만원이고 차를 빼달라는 안내방송이
끊이지 않는다.

쇼핑객중에는 반바지 슬리퍼 차림이 많다.

대부분 가족단위 쇼핑객임을 한눈에 알수 있다.

매장을 뛰어다니며 떠드는 아이들, 졸음을 참다못해 카트 안에서 잠든
아기도 눈에 띈다.

1층 매장 동편에 있는 수박코너는 쇼핑객들이 반드시 들르는 곳.

수박을 사려는 사람들로 항상 장사진을 이룬다.

수박코너 직원은 "평일에는 하루 5천통, 주말과 공휴일에는 9천통의 수박을
판다"고 밝혔다.

9천통이면 8t트럭 12대분 물량이다.

쌀매장에는 50여종의 쌀이 진열돼 있다.

이곳에서는 요즘 철원쌀과 이천.여주쌀이 왕좌를 다툰다.

그러나 철원쌀재고가 바닥을 드러내면서 이천.여주쌀이 독주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쌀코너 직원은 "20kg 기준으로 하루평균 2천부대의 쌀이 팔려 나간다"고
들려준다.

지하매장도 붐비기는 마찬가지다.

김치코너에서는 전라도 충청도 경기도 농협에서 올라온 아주머니들이
김치를 직접 만들어 팔고 있다.

아주머니들의 우렁찬 호객소리에는 밤늦은 시간에도 별로 피곤한 기색이
없다.

자정을 넘겼어도 매장은 여전히 만원이다.

정문과 후문에는 심야쇼핑을 즐기러 들어오는 쇼핑객 차량이 끊이지 않는다.

쇼핑을 끝내고 부인과 함께 벤치에 앉아 있던 허문무(32)씨는 "주말이면
거의 밤마다 쇼핑을 위해 창동점을 찾는다"고 말했다.

허씨 집은 의정부시 신곡동.

그는 "하나로클럽 창동점이 들어서면서 서울 동북부의 농산물값이 어림잡아
20%가량 떨어졌다"며 즐거워했다.

< 김광현 기자 k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