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 브라질이 격돌했던 98 프랑스 월드컵 결승전은 사실상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대리전이었다''

지난 13일 프랑스 생드니경기장에서 열린 월드컵결승전의 표정을 세계
언론들은 이렇게 보도했다.

아디다스는 이번 월드컵대회 공식스폰서이자 프랑스대표팀 후원사로서
대회기간 8천2백만달러를 투자했다.

반면 나이키는 지난 96년 브라질대표팀과 10년간 2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후원사 계약을 맺었다.

이번 결승전이 두 기업의 스포츠마케팅 대리전으로 비친 것도 무리가
아닌 셈이다.

월드컵은 스포츠축제이면서 치열한 비즈니스 격전장이다.

두 회사 뿐만 아니라 세계 28개 기업이 공식스폰서로 참가, 대회기간중
최대의 마케팅효과를 얻기 위해 선수 못지않게 뛰었다.

특히 맥도널드 코카콜라 등 거대기업들은 다음세대의 주인공인 어린이들을
겨냥한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 눈길을 끌었다.

프랑스월드컵 스폰서기업들이 대회도중 어떤 마케팅활동을 펼쳤는지 살펴
본다.

<>.어린이들이 즐겨찾는 햄버거의 대명사 맥도널드는 소외된 어린이들에게
눈을 돌렸다.

결승전에서 해트트릭(한 선수가 3골 이상을 넣는 것)이 나오면 프랑스나
브라질의 SOS 어린이집에 1백만달러의 기부금을 내놓겠다는 경품을 걸었다.

또 3,4위전인 크로아티아-네덜란드전에도 5만달러의 해트트릭상금을
내놓았다.

비록 두 경기에서 해트트릭이 나오지 않았지만 맥도널드는 아르헨티나의
바티투스타가 기록한 해트트릭을 기념, 프랑스에 5만달러, 아르헨티나에
2만5천달러의 기부금을 각각 내놓았다.

SOS 어린이집은 갈 곳 없는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구호시설로 전세계
1백28개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LG전자는 국내 기업중 최초로 월드컵 공식후원사가 됐다는 사실만으로도
톡톡히 프리미엄을 누렸다.

약 2백만달러를 투자, 가전제품 분야의 프로덕트&서비스사라는 사실을
전세계에 알려 세계적인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특히 축구를 소재로한 두편의 TV광고를 만들어 세계 1백여개국에 방영하는
글로벌마케팅을 폈다.

<>.프랑스 우정국인 라포스테는 우표수집가들을 겨냥한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경기가 벌어진 날에는 경기장이름과 경기내용을 자세히 적은 포스트마크를
우편물에 찍어 축구팬들이 기념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축구와 올림픽" "축구와 월드컵""역대 축구영웅" 등 다양한 주제의
우표전시회를 열었다.

특히 대회기간중 네티즌들이 10프랑만 내면 기념엽서를 원하는 사람에게
배달해주는 이색 서비스를 제공했다.

컴퓨터로 라포스테 홈페이지에 편지를 쓰면 주요경기장이 있는 도시의
풍경을 담은 엽서에 내용을 인쇄해 배달해 줬다.

<>.코카콜라는 어린이들을 겨냥한 키즈마케팅을 벌였다.

전세계 어린이들중 4천여명의 축구꿈나무를 선발해 경기진행요원으로
활동하도록 지원했다.

11세 이하의 어린이들은 10명씩 한팀이 돼 정식경기에 앞서 깜찍한 시범
경기를 가졌다.

16세 이하 어린이들은 볼보이 등의 보조원으로 활동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어린이들이 세계적인 무대에서 뛰어본 경험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코카콜라가 실시한 777응원단도 관심을 끌었다.

현지언론들은 한국인에게 "7"은 행운의 숫자라며 이들이 월드컵 첫승을
기원하기 위해 프랑스로 원정왔다고 소개했다.

한국코카콜라는 이에 앞서 7백77명의 응원단을 선발하기 위해 2백만명을
대상으로 각종 프로모션을 벌이는 한편 77개 도시를 도는 이벤트를 실시했다.

<>.결승전이 열리기 직전 프랑스 생드니경기장에서 3백여명의 모델이
펼치는 황홀한 패션쇼를 연출했다.

"세계의 색"(The colors of the world)을 주제로 열린 축하공연이었다.

올해는 입생로랑이 설립된지 40년이 되는 해.

프랑스는 축구와 경제 못지않게 문화산업에서도 강국임을 다시 한번 과시할
수 있었다.

이 회사는 또 대회조직위 진행요원이나 심판들이 입는 3천5백벌의 옷을
제공했다.

옷의 가슴부위에는 "입생로랑"이란 로고를 선명하게 찍었다.

< 이영훈 기자 bri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