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의 생명은 피에 있으니 내가 너희에게 이 피를 주어 땅에 뿌려 너희
생명을 위하여 속하였나니 생명이 피에 있으므로 피가 죄를 속하나니라.

구약성경에 있는 말씀이다.

사람은 심장이 멈추면 생명이 다한 것으로 여긴다.

심장은 생명에 아주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의학자들은 생명에 있어서 주역은 피이고 피를 뿜어주는 심장은
조연자로 친다.

우리 몸속에 있는 혈관을 철도의 레일에 비유하면 피는 마치 화차와 같다.

화차가 수송하는 물질은 산소 이산화탄소 영양분 호르몬 면역체 열 등
다채롭다.

피는 물을 1로 하고 무게를 비교하면 1.06이다.

끈끈한 정도를 나타내는 점도는 물의 약 5배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은 과학적으로도 옳다.

혈액에는 혈장 적혈구 백혈구 혈색소 혈소판 등이 있다.

혈장과 혈소판은 혈액응고, 적혈구는 산소운반, 백혈구는 병균침입 경계
등의 역할을 각각 한다.

우리는 부모 형제들을 피를 나눈 혈육관계라 하여 예부터 중시해왔다.

피와 살을 나눈 사이를 혈육간이라 하기도 한다.

피는 유전성이 있어 "핏줄은 못속인다"며 같은 핏줄끼리 혈육지정으로
애틋해 한다.

피의 의미는 이같이 가깝고 진해서 피로 하는 약속인 혈맹도 있다.

이런 피가 뼛속(골수)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않다.

골수의 기능이 약해 적혈구 수가 적어지면 빈혈이 생기고, 심하면 치명적이
된다.

외적인 세균과 일전을 벌이는 백혈구도, 파손된 혈관을 보수하고 피가 굳게
하는 혈소판도 골수에서 만들어진다.

뼈는 "생명의 원천"인 피를 만드는 공장이다.

골수를 주고 받은 서한국씨와 성덕 바우만씨의 엊그제 만남은 가슴을 뭉클
하게 했다.

헌혈이 보편화 돼 피를 주고 받는 일이 흔해진 오늘날이지만 "골수의
수수"는 의학발달에도 불구하고 쉽지않은 일이다.

서씨가 한살 많아 형이 됐고 바우만씨가 그를 미국에 초청, 자신이 사는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란다.

피보다 더 중한 골수를 나눈 골수지정관계인 "두사람의 포옹"이 오래
이어지길 바란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