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은 21일 "조흥 상업 한일은행 등 대형시중은행들이
경쟁력있는 은행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합병 등 여러가지 방안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조선일보와 인터넷대담을 갖고 "금감위가 은행합병을
명령하겠다고 계획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일부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물
건너간 것도 아니다"며 "경영개선계획의 승인여부를 떠나 은행들이 자발적
으로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또 "조건부승인 7개 은행에 경영진개편을 요구한 기본적인
배경은 외부전문가영입"이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7개 은행의 은행장을 포함한 임원들이 퇴진한 자리는 외국인을
포함한 외부인사들로 메워질 전망이다.

이 위원장은 "조건부승인은행을 정리해야 할 상황이 올 경우 미국의
정리공사(RTC) 같은 방법을 활용하거나 우량과 불량부분을 나눠 처리하는
뱅크 백 뱅크방식을 쓰겠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김우중대우그룹회장이 제안한 재벌의 슈퍼뱅크설립과 관련,
"은행소유제한을 풀되 투자자에 대한 적격성요건은 대폭 강화하겠다"며
설립 자체에 반대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개방화시대에 재벌이 은행을 세워봐야 얻을게 없는데다 5%이상
주주가 있는 은행은 국제적으로 보기 어렵다"고 강조, 실효성에 의문을
나타났다.

그는 또 "이달들어 주채권은행들이 5대 재벌에 대한 집중적인 검토에
들어가 독자적인 생존능력이 없는 기업은 추려내 필요하면 퇴출시킬 것"
이라고 말했다.

< 고광철 기자 gw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