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I면톱] "미국 '신경제' 신화 끝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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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자랑하는 "신경제(New Economy)"는 끝나는가.
미국의 지난 2.4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1% 내외로 떨어졌을 것으로
평가되자 국제경제계에서 신경제 소멸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일고 있다.
기존의 경제이론으로는 설명이 안되는 "고성장.저물가"의 이상형이 막을
내리는가에 대한 논란이다.
소멸론자들은 마이너스 성장에다 물가마저 지난 상반기에만 작년 연간
상승률(1.7%)에 맞먹는 1.4%나 올라 신경제의 수명이 다했다고 주장한다.
존속론자들은 산업생산성이 계속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신경제는 끄떡
없다고 강조한다.
신경제론의 대표주자인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20일 열린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도 "미국 경제는 여전히 물가안정속의
경기호황을 구가하고 있으며 당분간 이같은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빡빡한 노동시장 여건등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생산성 향상이 이를 완충시키고 있다"며 급속한 경기위축
가능성을 일축했다.
사실 지난 2년간 미국의 경제는 "더이상 좋을 수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상적인 모습이었다.
연평균 성장률은 4%나 됐고 물가상승률은 2%도 안됐다.
올 1.4분기엔 더 좋았다.
경제성장률은 5.4%나 된데 반해 물가상승률은 0.5%에 불과했다.
경제학자들은 고성장.저물가를 기존 경기사이클로 설명하지 못했다.
그러자 정부관리들과 이코노미스트들은 "신경제"라는 새로운 용어로 이
현상을 설명했다.
정보통신기술 발달과 글로벌화로 상품과 서비스의 물류네트워크가 고도화돼
생산성이 높아짐으로써 고성장.저물가가 가능해졌다는 것.
정보통신기술 발달로 지난 2년간 미국의 산업생산성은 연간 2%씩 향상됐다.
지난 73~95년의 연평균 생산성 신장률의 2배다.
특히 지난 2년간 제조업계의 생산성은 연간 4.4%씩 높아졌다.
이처럼 생산성이 높기 때문에 수출감소로 2.4분기 경제가 역성장하더라도
신경제론은 유효하다는 논리다.
JP모건은행의 이코노미스트 짐 오설리번은 "2.4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더라도 신경제론이 소멸됐다고 볼수는 없다"며 "하반기엔 다시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서고 물가상승률도 2%대 아래에 머물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신경제 소멸론자들의 인식은 다르다.
아시아 경제위기로 미국의 마이너스성장 가능성이 높아지자 신경제가
정보통신기술 발달 때문이 아니라고 분석한다.
미국과 해외의 강한 소비덕에 신경제가 가능했다는 것이다.
정보통신기술 발달로 인한 신경제라면 아시아의 경제불황에 상관없이 미국
경제는 고성장.저물가를 지속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이코노미스트 배리 보스워스는 "경제위기로 미국상품에
대한 아시아 국가들의 수입이 줄자 미국경제가 휘청거리는 것은 신경제의
허구성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신경제론에 대한 평가와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오는 31일 신경제
의 운명은 결정적인 갈림길에 서게 된다.
이날 2.4분기 성장률이 발표되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미국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으로 떨어지면 신경제 소멸론자들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 이정훈 기자 lee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2일자 ).
미국의 지난 2.4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1% 내외로 떨어졌을 것으로
평가되자 국제경제계에서 신경제 소멸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일고 있다.
기존의 경제이론으로는 설명이 안되는 "고성장.저물가"의 이상형이 막을
내리는가에 대한 논란이다.
소멸론자들은 마이너스 성장에다 물가마저 지난 상반기에만 작년 연간
상승률(1.7%)에 맞먹는 1.4%나 올라 신경제의 수명이 다했다고 주장한다.
존속론자들은 산업생산성이 계속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신경제는 끄떡
없다고 강조한다.
신경제론의 대표주자인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20일 열린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도 "미국 경제는 여전히 물가안정속의
경기호황을 구가하고 있으며 당분간 이같은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빡빡한 노동시장 여건등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생산성 향상이 이를 완충시키고 있다"며 급속한 경기위축
가능성을 일축했다.
사실 지난 2년간 미국의 경제는 "더이상 좋을 수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상적인 모습이었다.
연평균 성장률은 4%나 됐고 물가상승률은 2%도 안됐다.
올 1.4분기엔 더 좋았다.
경제성장률은 5.4%나 된데 반해 물가상승률은 0.5%에 불과했다.
경제학자들은 고성장.저물가를 기존 경기사이클로 설명하지 못했다.
그러자 정부관리들과 이코노미스트들은 "신경제"라는 새로운 용어로 이
현상을 설명했다.
정보통신기술 발달과 글로벌화로 상품과 서비스의 물류네트워크가 고도화돼
생산성이 높아짐으로써 고성장.저물가가 가능해졌다는 것.
정보통신기술 발달로 지난 2년간 미국의 산업생산성은 연간 2%씩 향상됐다.
지난 73~95년의 연평균 생산성 신장률의 2배다.
특히 지난 2년간 제조업계의 생산성은 연간 4.4%씩 높아졌다.
이처럼 생산성이 높기 때문에 수출감소로 2.4분기 경제가 역성장하더라도
신경제론은 유효하다는 논리다.
JP모건은행의 이코노미스트 짐 오설리번은 "2.4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더라도 신경제론이 소멸됐다고 볼수는 없다"며 "하반기엔 다시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서고 물가상승률도 2%대 아래에 머물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신경제 소멸론자들의 인식은 다르다.
아시아 경제위기로 미국의 마이너스성장 가능성이 높아지자 신경제가
정보통신기술 발달 때문이 아니라고 분석한다.
미국과 해외의 강한 소비덕에 신경제가 가능했다는 것이다.
정보통신기술 발달로 인한 신경제라면 아시아의 경제불황에 상관없이 미국
경제는 고성장.저물가를 지속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이코노미스트 배리 보스워스는 "경제위기로 미국상품에
대한 아시아 국가들의 수입이 줄자 미국경제가 휘청거리는 것은 신경제의
허구성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신경제론에 대한 평가와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오는 31일 신경제
의 운명은 결정적인 갈림길에 서게 된다.
이날 2.4분기 성장률이 발표되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미국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으로 떨어지면 신경제 소멸론자들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 이정훈 기자 lee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