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서 장타자가 유리한 것은 티샷을 멀리 날릴수록 남은 거리가
가까워지고 남은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홀에 근접할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2백m보다는 1백m에서 더 가깝게 붙일수 있고 홀과의 거리가 10m보다는
1m일때 원퍼트로 끝낼 가능성이 높아진다.

프로들의 드라이버샷 거리는 남자가 2백30~2백50m이고 여자는 2백10~2백30m
로 보면 된다.

야드로 따지면 여기서 10%정도를 더 가산하면 된다.

이에반해 아마추어들은 보통 남자골퍼가 1백80에서 2백10m를 치는 것으로
보면 된다.

<>.그러나 골프에서 파온(파4홀 2온, 파3홀 1온, 파5홀 3온)이 뜻대로 되는
경우는 드물다.

둥근 볼을 골프채로 치면 그 볼은 똑바로 나가는 경우보다 휘는 경우가 더
많다.

제1타가 휘어 숲속같은 곳으로 들어가면 그린을 향한 전방이 나무로 가려
칠수 없는 상황이 흔히 생긴다.

그러면 볼을 옆으로 쳐내야 한다.

몇번에 올렸건 그린에서는 더한 시련이 기다린다.

10m를 퍼팅 한번으로 끝낼수도 있지만 10m를 세번이나 네번만에 갈수도
있다.

퍼팅은 거리와 방향이 모두 맞아야 하는데 이리저리 굴곡이 있는 경사면을
감안해서 그 작은 구멍에 홀인 시키기는 그리 쉽지 않다.

프로들중에는 샷은 좋은데 퍼팅이 나빠 선수생활을 포기하는 케이스가
아주 많다.

볼을 멀리, 정확히 칠수는 있지만 퍼팅에서 타수를 까먹는 것이다.

홀당 2퍼트로 보면 18홀에 총 36번의 퍼팅이 기본인데 프로들은 보통
26번에서 32번정도를 한다.

만약 어떤 프로의 퍼팅수가 35번이라면 그는 퍼팅에서만 잘하는 선수와
5타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퍼팅은 골프의 또 다른 게임"이라고 하는 말도 거기서 출발한다.

<>.결국 골프는 2백50m짜리 드라이버샷도 한타이고 10cm 퍼팅도 한타이다.

4백m를 두번에 와서 4m를 세번에 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프로들이 50cm 퍼팅에 노심초사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역사적으로 50cm에서 1m퍼팅을 놓치며 우승에 실패한 선수는 너무도 많다.

몇억원의 우승상금이 단 1m 퍼팅실패로 날아갈수 있으니까 선수들 입술이
타고 애간장이 타는 것이다.

골프는 기량에 앞서 정신력이 강해야 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골프는 의도한대로 볼을 보낼수 있는 기술적 능력과 어떻게 홀을 공략
하느냐는 매니지먼트, 그리고 언제 어디서나 흔들리지 않아야 하는 배짱 등
인간의 모든 능력을 총체적으로 테스트하는 게임인 것이다.

< 김흥구 전문기자 hkgolf@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