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IBRD)이 조흥 상업 한일 외환 등 조건부승인 4대 은행처리 때
배드뱅크(Bad Bank.부실채권 전담은행)를 설립할 것을 권고했다.

또 서울 제일은행의 경우 매각 주간사기관인 미국 모건스탠리사의 계획에
따라 처리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23일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방한한 IBRD의 데이비드
스코트 한국금융구조조정 담당국장은 최근 정덕구 재경부차관, 이헌재
금감위원장 등을 잇따라 만나 이같은 IBRD의 입장을 전달했다.

이는 한국에 구조조정 차관 등을 제공하고 있는 IBRD가 정부의 금융기관
구조조정 방안에 대해 상당히 구체적인 의견을 제시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IBRD는 특히 조건부 승인 7개은행 중 조흥 상업 등 4대은행의 처리를 투명
하게 하기 위해 외국 전문가를 이행계획서 평가에 참여시키되 배드뱅크를
설립해 부실채권을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금감위도 조건부 승인은행과 이들 은행에 투자하려는 외국 자본 등이
공동으로 출자하는 형태의 배드뱅크 설립을 검토중이다.

서울 제일은행의 처리와 관련, IBRD는 최대한 매각 주간사인
모건스탠리사의 방안을 따르되 수용이 불가능할 경우엔 외국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계획을 수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또 당초 계획대로 오는 11월15일까지 매각을 완료하기 어렵다면 추진일정을
재조정하되 이 경우 경영진 교체등 강력한 구조조정이 선행되야 한다고
지적했다.

IBRD는 이와함께 앞으로 보험 증권 등 제2금융권의 구조조정엔 정부가 공적
자금을 지원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재경부와 금감위는 IBRD의 이같은 견해에 대해 조건부 승인 4대
은행의 이행계획서 평가때 IBRD등의 전문가를 포함시키고 제2금융권
구조조정 때 원칙적으로 공적자금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 차병석 기자 chab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