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소비위축...현장점검] 기본 생활소비도 허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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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조차 안팔립니다, 웬지 콩나물이 많이 팔립니다"(LG슈퍼 개포점
점장)
"영양제는 물론 숙취해소음료나 피로회복제를 달라는 직장인들도 찾아보기
힘들어졌어요"(영등포 대림동 기림약국 김모씨)
"관객보다 출연자수가 더많은 경우도 적지않습니다"(대학로 K극단 관계자)
"택시합승요, 그건 옛말입니다.
요즘은 밤새 돌아다녀도 사납금조차 채우기 힘들어요"(개인택시기사
김철영씨)
IMF이후 소득이 급감하면서 중산층과 서민들의 의식주에 필요한 기본적
소비에까지 찬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신도시에 사는 유보경(33)주부는 지난봄 같은 또래의 자녀를 둔 주부 4명과
집에 "어머니유치원"을 차렸다.
6살된 자녀를 직접 가르쳐 놀이방에 보내는 월15만원의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남편의 보너스가완전히 없어진데다 물가가 워낙 뛰어 어쩔수 없었다"는
것이 유씨의 설명.
유씨는 과거 이웃들과 한가한 시간을 활용, 연극을 보거나 백화점 등으로
장보기를 하러 다녔지만 이제 바깥나들이를 거의 삼가고 있다.
대신 슈퍼를 갈때면 할인쿠폰을 꼬박꼬박 챙기고 있다.
서울 신당동에 사는 신영숙주부(45)는 지난달부터 육류 구매회수를
주2회에서 1회로 줄였다.
가락동 소재 한우고향정육점은 이런 현상때문에지난해는 하루 매상이
1백만원을 웃돌았으나 최근에는 40-50만원으로곤두박질쳤다.
대림동에서 기림약국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과거에는 아침이나 오후 늦게
피로회복제나 숙취해소음료를 찾는 직장인들로 짭짤한 수익을 올렸으나
이제는 그발길이 끊겼다"고 말했다.
소화제 감기약 등만이 팔려 매출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는게 그의 귀띔이다.
택시손님도 찾기 어려우며 택시를 타더라도 2천원 미만 단거리 손님이
대부분이다.
개인택시를 12년째 몰고있는 김철영씨(49)는 "이제 택시합승이란 말은
사라졌다"고 푸념했다.
지난해는 하루 평균 8-10시간일하면 10만원 정도는 쉽게 챙길수 있었으나
지금은 오른 기름값 대기가 급급하다는게 그의 실토다.
여가및 외식문화는 보다 심각한 타격을 받고있다.
학생이나 주부들이 문화활동을 줄이면서 어떤 연극의 경우 출연자수가
관객수보다 많은 웃지못할 기현상도 나타났다.
대학로에서 열리고있는"남자골탕먹이기"의 하루 관객은 20명 정도지만
이중 80%는 무료초대권을 내미는 공짜손님이라는것.
자녀에 대한 지출 정도를 나타내는 이른바 "엔젤지수"도 바닥을 치고있다.
송파구 마천동소재 한아동복상점 주인은 월매출이 1천2백만원에서
5백-6백만원 수준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가계의 소비위축으로 자연히 직장풍속도도 크게 바뀌고있다.
출근하면 으레 마셨던 발효유나 우유를 끊는 직장인들이 늘고있다.
점심도 자연스레 더치페이가 성행하고있다.
D그룹 관계자는 "요즘 1생 2우 3학"이란 말이 사내에 유행하고 있다고
전한다.
IMF시대를 살아남으려면 첫째 생수 둘째 우유 세째 학원을 끊어야한다는
얘기다.
물론 IMF 이후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심화되면서 있는 계층은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등 여전히 여유있는 생활을 누리고있다.
그러나 서민층으로 전락한 대부분의 가정은 이제 기본적인 의식주생활에서
마저 웃음을 잃은 분위기다.
< 김영규 기자 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4일자 ).
점장)
"영양제는 물론 숙취해소음료나 피로회복제를 달라는 직장인들도 찾아보기
힘들어졌어요"(영등포 대림동 기림약국 김모씨)
"관객보다 출연자수가 더많은 경우도 적지않습니다"(대학로 K극단 관계자)
"택시합승요, 그건 옛말입니다.
요즘은 밤새 돌아다녀도 사납금조차 채우기 힘들어요"(개인택시기사
김철영씨)
IMF이후 소득이 급감하면서 중산층과 서민들의 의식주에 필요한 기본적
소비에까지 찬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신도시에 사는 유보경(33)주부는 지난봄 같은 또래의 자녀를 둔 주부 4명과
집에 "어머니유치원"을 차렸다.
6살된 자녀를 직접 가르쳐 놀이방에 보내는 월15만원의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남편의 보너스가완전히 없어진데다 물가가 워낙 뛰어 어쩔수 없었다"는
것이 유씨의 설명.
유씨는 과거 이웃들과 한가한 시간을 활용, 연극을 보거나 백화점 등으로
장보기를 하러 다녔지만 이제 바깥나들이를 거의 삼가고 있다.
대신 슈퍼를 갈때면 할인쿠폰을 꼬박꼬박 챙기고 있다.
서울 신당동에 사는 신영숙주부(45)는 지난달부터 육류 구매회수를
주2회에서 1회로 줄였다.
가락동 소재 한우고향정육점은 이런 현상때문에지난해는 하루 매상이
1백만원을 웃돌았으나 최근에는 40-50만원으로곤두박질쳤다.
대림동에서 기림약국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과거에는 아침이나 오후 늦게
피로회복제나 숙취해소음료를 찾는 직장인들로 짭짤한 수익을 올렸으나
이제는 그발길이 끊겼다"고 말했다.
소화제 감기약 등만이 팔려 매출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는게 그의 귀띔이다.
택시손님도 찾기 어려우며 택시를 타더라도 2천원 미만 단거리 손님이
대부분이다.
개인택시를 12년째 몰고있는 김철영씨(49)는 "이제 택시합승이란 말은
사라졌다"고 푸념했다.
지난해는 하루 평균 8-10시간일하면 10만원 정도는 쉽게 챙길수 있었으나
지금은 오른 기름값 대기가 급급하다는게 그의 실토다.
여가및 외식문화는 보다 심각한 타격을 받고있다.
학생이나 주부들이 문화활동을 줄이면서 어떤 연극의 경우 출연자수가
관객수보다 많은 웃지못할 기현상도 나타났다.
대학로에서 열리고있는"남자골탕먹이기"의 하루 관객은 20명 정도지만
이중 80%는 무료초대권을 내미는 공짜손님이라는것.
자녀에 대한 지출 정도를 나타내는 이른바 "엔젤지수"도 바닥을 치고있다.
송파구 마천동소재 한아동복상점 주인은 월매출이 1천2백만원에서
5백-6백만원 수준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가계의 소비위축으로 자연히 직장풍속도도 크게 바뀌고있다.
출근하면 으레 마셨던 발효유나 우유를 끊는 직장인들이 늘고있다.
점심도 자연스레 더치페이가 성행하고있다.
D그룹 관계자는 "요즘 1생 2우 3학"이란 말이 사내에 유행하고 있다고
전한다.
IMF시대를 살아남으려면 첫째 생수 둘째 우유 세째 학원을 끊어야한다는
얘기다.
물론 IMF 이후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심화되면서 있는 계층은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등 여전히 여유있는 생활을 누리고있다.
그러나 서민층으로 전락한 대부분의 가정은 이제 기본적인 의식주생활에서
마저 웃음을 잃은 분위기다.
< 김영규 기자 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