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부치 신임 자민당 총재의 최대과제는 역시 일본경제 회생이다.

전임 하시모토정부가 참의원선거에서 참패한 이유도 경제실정 때문이었다.

국제경제계 전체가 주시하는 대목도 "누가 차기총리가 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일본의 경제를 살릴 것인가"이다.

일단 불신받던 하시모토 정권이 물러나고 새 총재가 선출된 만큼 경제및
재정 운영면에서의 개혁은 가속화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오부치가 아닌 다른 사람이 총재가 됐더라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일본발 세계공황"이라는 비난을 회피하기 위해서도 달리 도리가 없는
상황이다.

오부치는 그렇지않아도 내수부양을 위한 대규모의 감세와 재정구조개혁법
동결(재정적자 축소계획 보류)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전임정권의 공약을 백지화시킴으로써 경제회생에 최우선을 두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우선 경제를 살린 다음에 재정구조를 개선시키켜야 한다는 시장의 요구를
받아들였다고 할수있다.

내수부양과 관련, 오부치는 6조엔 이상의 감세를 약속했다.

소득세와 법인세율을 낮추고 중산층의 소득세 부담을 줄여주겠다고
밝혔다.

10조엔 이상의 추경예산을 편성해 경기를 부추키겠다는 공약도 내놓았다.

영구감세(각종 세율인하)를 마지막까지 꺼리던 전임정권과는 완전히
자세를 달리해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다.

더이상 재정구조개혁에 발목을 잡히지 않겠다는 얘기다.

새 총재는 부실금융기관과 부실채권 정리등 금융시스템 재건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융기관의 불실채권 내역을 공개하고 부실경영자에겐 철저하게 책임을
묻는다는 게 그의 기본방침이다.

이를위해 전임 정권에서 추진해온 "금융재생토털플랜"을 조속히
실행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문제는 새정권의 "각오"가 아니라 "실효성"이다.

과연 디플레이션 악순환에 빠져있는 일본경제를 되살릴수 있을 것이냐는
점이다.

우선 금융시스템개혁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이 제시되지 않고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시장에선 지적한다.

부실금융 정리와 관련해 새로운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경제정책의 중장기목표가 뚜렷하지 않은 점도 문제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대규모의 감세를 실시하고 적자국채를 발행해 경기를 살리겠다고 했지만
뚜렷한 철학이나 비전이 없이 다분히 인기를 의식한 발언 같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경제를 어떤 모습으로 끌고가겠다는 밑그림을 선명하게
설정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다 정치적인 상황도 가변적이다.

거대야당이 자민당의 경제정책에 브레이크를 걸고 나올 가능성도 크다.

결국 오부치는 말로만 내걸었던 경제회생을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고 실제로 경제회복을 가시화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출발했다고
할 수 있다.

< 도쿄=김경식 특파원 kimks@dc4.so-net.ne.jp >

[[ 오부치 신임총재 공약사항 ]]

<>기본방침 =관료의존에서 탈피, 정치주도의 의사결정체제 확립,
경제전략회의 창설

<>세제개혁 및 경기대책 =<>총액 6조엔이상의 감세실시 <>법인세
실효세율을 현행 46.36%에서 40%로 인하 <>소득세의 최고세율을 65%에서
50%로 인하 <>연간수의 7백만~1천만엔인 소득계층의 소득세율인하
<>총 10조엔이상의 추경예산편성 <>주택론 감세실시

<>불량채권처리 =<>불량채권 정보공개 <>금융기관의 경영책임 철저추궁

<>행정개혁 =<>재정구조개혁법 무기한 동결 <>10년안에 중앙부처
공무원정원 20%감축, 경비 30% 삭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