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이 24일 농성중인 노조 지도부와 한총련 학생들에 대해 자진철수를
공식 요청했다.

명동성당 장덕필 주임신부는 이날 오전 구내 문화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3개월여에 걸친 근로자들의 장기 농성과 시위로 인해 명동성당은 교회로서의
역할과 사목활동에 많은 지장을 받고있다"며 "성당 구내에 있는 농성자들은
모두 철수해달라"고 요청했다.

장신부는 "농성자들 가운데 영장이 발부된 사람들은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수사기관에 자진 출두해 국민앞에 떳떳이 노동계의 요구와 주장을 밝혀달라"
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총련 학생들은 비록 신분이 학생이라 하더라도 법을 이탈한
주장과 행위에 대해서는 교회가 더이상 지지할 수 없다"며 "더이상 명동성당
을 장기농성의 장소로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스스로 근로자들의 고통을 분담하는 뼈를 깎는 자기희생
의 모습을 보여야 하며 사용자측도 고용조정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농성자들이 철수를 거부할 경우에 대해 장신부는 "물리력을 동원해 철수
시킬 생각은 없으며 농성자들의 도덕과 인격을 믿는다"고 밝혔다.

공권력 투입시 대책과 관련해서도 "국민의 정부가 공권력을 동원해
농성자들을 강제로 연행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며 법무부장관에게
농성자들의 신변보장을 요청한바 있다"고 말했다.

명동성당에는 현재 민주노총 간부 12명,퇴출은행 노조 지도부 10명,
한총련대학생 53명 등 모두 1백21명이 입구 계단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류성 기자 star@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