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의 우승경쟁상대는 애니카 소렌스탐이나 캐리 웹이 아니었다.

뜻밖에도 32세의 베테랑 도티 페퍼(미)였다.

미국LPGA투어 자이언트이글클래식(총상금 80만달러)은 복병 페퍼가 13언더파
로 선두에 나선가운데 박세리(21.아스트라)와 재미교포 펄신(32)이 3타차로
추격하고 있다.

그 사이에 케이트 골든이 11언더파로 2위에 올라있다.

26일 새벽 미국 오하이오주 워렌의 아발론레이크스GC(파72)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박은 3언더파 69타를 쳤다.

합계 10언더파 1백34타로 첫날 공동선두(65타-버디5 이글1)에서 공동3위로
내려앉았다.

1번홀(3백65야드)에서 2m버디퍼팅을 성공한 박은 이후 14번홀까지 13개홀
연속 파행진을 했다.

"2m안팎의 버디퍼팅을 5~6차례나 놓쳤다"는 박의 말대로 퍼팅이 말을 듣지
않았다.

첫날과 달리 비온뒤 내려쬔 햇볕으로 인해 그린이 딱딱해졌고 거기에 제대로
적응을 하지 못했던 것.

박은 15번홀(3백92야드)에서 7번아이언 세컨드샷을 컵 90cm에 붙여 두번째
버디를 잡았고 전날 이글을 노획했던 18번홀(파5.4백51야드)에서는 1.8m
버디를 추가했다.

보기없이 버디만 3개였다.

재미교포 펄신은 이날 7언더파 65타를 치며 합계 10언더파로 두각을 나타
냈다.

펄신은 17번홀까지 버디7 보기2개로 5언더파를 기록하다가 18번홀에서
그린밖 2.5m지점에서 친 칩샷이 그대로 컵속으로 들어가 이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페퍼는 이날 코스레코드 타이기록인 8언더파 64타를 쳤다.

합계 13언더파 1백31타.

<>.박세리가 선두에 3타 뒤진채 최종라운드를 맞이하기는 투어데뷔후 처음
이다.

박이 올린 3승은 모두 3라운드 선두상황을 끝까지 유지한 것이었다.

박은 세번의 우승대회말고는 한번도 10위권에 들지 못했다.

3위의 추격자 입장에서 맞이한 최종라운드는 박에게 새로운 경험인 것.

박은 2라운드에서 퍼팅부진으로 선두를 내주었지만 이번대회에서 보기는
단 한개도 없는 것도 특이하다.

그러나 최종일 승패는 역시 버디숫자에 달려있다.

선두에 3타 뒤져있으므로 파세이브 위주의 전략보다는 공격적 경기운영이
승부의 관건이 될듯하다.

<>.박은 소렌스탐, 웬디 워드와 함께 27일 새벽0시5분(한국시간) 티오프
했다.

페퍼, 골든, 펄신은 0시15분 마지막조로 티오프했다.

배짱좋고 갤러리에 강한 박으로서는 마지막조에 들어가지 못한 것이 아쉽
기는 하다.

또 박에게 2타차로 따라붙은 소렌스탐도 복병이다.

소렌스탐은 첫날 2언더파를 쳤지만 박에게 벅찬 경쟁상대임에 틀림없다.

박은 최종일 선두 페퍼를 따라잡고 복병 소렌스탐을 따돌려야 시즌4승의
문턱을 넘을 수 있게 된 것.

< 김경수 기자 ksm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