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완표 < 인제대 교수. 경제학 econhwp@ijnc.inje.ac.kr >

일반적으로 자산의 가치는 금리와 부의 상관관계를 갖는다.

금리가 높아지면 자산의 가치는 하락하며, 금리가 낮아지면 자산의 가치는
증가하는 것이다.

우리는 주식시장에서 주식의 가격변화가 금리의 변화와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흔히 관찰할 수 있는데, 그것은 자산의 가치가 금리수준과
부의 상관관계를 갖는다는 원리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왜 자산의 가치는 금리와 부의 상관관계를 갖는 것일까?

예를들면 어떤 사람이 돈을 은행에서 빌려 상가를 건축한 후 매달 일정한
임대료를 받기로 하고 이 상가를 임대해주었다고 하자.

이 상가의 주인은 매달 받는 임대료에서 각종 상가관리비용과 은행에서
차입한 원금에 대한 이자를 공제한 만큼의 이윤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이 상가가 갖는 가치는 매달 일정하게 발생될 장래의 이윤, 즉
정기임대수입에서 은행이자를 포함한 제경비를 뺀 차액들을 모두 합함으로써
얻어질 수 있다.

그런데 이때 은행에 지불해야 하는 금리가 높아지면 그만큼 이 상가에서
얻을 수 있는 이윤들은 감소할 것이고, 그만큼 상가가 갖는 자산가치 또한
낮아질 것이다.

이같이 금리가 높아지면 그만큼 이윤이 줄어들고 자산가치 또한 하락하게
된다.

물론 금리가 낮아지면 반대로 자산의 가치는 역시 높아질 것이다.

주식가격은 자산의 가치를 그대로 반영하여 결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주식가격 역시 금리와 부의 상관관계를 갖게 될 것이다.

이제 금리가 갑자기 큰 폭으로 상승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이 경우 상가임대인의 이윤은 흑자에서 적자로 반전될 수도 있을 것이다.

높아진 금리수준이 떨어지지 않고 계속 유지되면 상가임대인은 임대사업을
계속해야할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다.

상가임대인은 자신이 은행에서 빌려서 투자한 금액보다 낮게 상가를 다른
사업자에게 매각하려 할 것이고, 이때 상가임대인은 상가를 싸게 매각하는
만큼의 손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

갑작스런 금리의 상승은 적정수준의 흑자이윤을 발생시키는 건전한 투자를
일순간에 적자이윤을 발생시키는 부실투자로 변모시킬 수 있다.

이같이 금리수준은 투자의 건전성을 가늠하는 잣대가 된다.

시장경제의 문제점은 이같이 투자의 잣대역할을 수행하는 금리가 급변한다는
것에 있다.

금리의 변화가 심하면 심할수록 기업가들은 자신의 투자를 망설이게 될
것이고 투자가 활발하지 못하면 경제 또한 힘찬 성장을 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투자의 잣대역할을 하는 장기금리수준은 낮은 수준에서
안정될수록 경제성장에 유익한 것이다.

이를위해 금융시장의 장기적 안정은 절대 필요하다.

이같이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지는 안정된 실물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금융
시장의 안정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불행히도 금융시장은 경제 내외 여러시장들 중 가장 예민하며
불안정한 시장이라는 데에서 경제불안정의 중요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