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태국 한국.

작년에 IMF의 응급수술을 받은 환자들이다.

촌각을 다투는 상태는 벗어났지만 아직도 입원병동에 있다.

완치까지 얼마나 시간이 더 걸릴지는 알 수 없다.

홍콩은 수술대는 피했지만 환란의 깊은 병을 앓고 있다.

가장 심각한 곳은 인도네시아.

경제 위기가 정치 사회적 불안으로 번졌다.

50%가 넘는 이자율에다 1천만명에 육박하는 실업자가 양산됐다.

식량을 제때 수입하지 못해 태국으로부터 원조를 받는 신세로 전락했다.

환율은 작년초(1달러당 2천루피아)보다 7배 이상 오른 1만5천루피아를
기록하며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게다가 동티모르지역의 독립투쟁과 화교자본의 이탈, 수하르토 전대통령
재산환수문제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또 정치적 억압에서 벗어난 노동세력들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어 노사문제
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태국은 상태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호전되는 편.

부실 금융기관에 대한 청산작업을 끝내고 외자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의 금융자본들이 꼽은 아시아 최우선 투자대상이다.

그러나 올해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8%로 예상(골드만 삭스)될 만큼 경제
상황은 안좋다.

높은 이자율로 기업들이 무더기 도산하고 있다.

물가상승률은 올들어 지난 6월말까지 12.1%를 기록중이다.

홍콩은 부동산가격과 주식값이 절반으로 떨어졌다.

8월대란설 같은 루머가 끊이지 않으면서 아시아 금융센터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 조주현 기자 for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