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이춘호(36)씨가 첫시집 "그대 곁에 먼지로 남고 싶습니다"(천우)를
펴냈다.

이 시집에는 메마른 세상에 그리움의 무늬를 입히는 서정시 60편이 담겨
있다.

"터널 지나면 장승 같던 벽도/
스스로 허물어지고/
세상을 보는 그리움에/
더욱무게가 실리는 것을"("어느 허무주의자의 터널"),

"무덤을 파라/
이왕이면 넓고 깊게 처박히고 싶다/
.../
다 무슨 소용이랴/
그저 깊숙이 묻혀 끝내/
흙과 더불어 거름으로 썩어가리라"("살아있는 죄"),

"고, 참하게 생긴/
툇마루 곁 처마끝에 걸린 그것을,/
지난 가을 간절함으로 엮은/
우리의 그리움이고, 꿈입니다"("씨")등 소박하면서도 따뜻한 감수성을
느끼게 하는 작품들로 구성돼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