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TV에서 읽는 TV로"

요즘 미국에서는 TV 방송사들이 경쟁적으로 문자정보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스포츠 오락 채널인 ESPN과 뉴스채널 CNN을 비롯 NBC CBS ABC 등 주요
방송사들까지 앞다퉈 문자정보를 내보내고 있다.

문자정보 서비스란 정규 프로그램이 방송되는 동안 주로 화면 아랫부분에
주요뉴스, 주식시세, 날씨 등 각종 정보를 띄우는 것을 말한다.

시청자들은 TV를 보는 동시에 틈틈이 옆으로 흘러가는 문자들을 "읽는"
셈이다.

ESPN은 7월부터 30분마다 해당 지역의 최신 스포츠 정보를 화면 하단에
문자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로써 시청자들은 각종 경기의 진행상황을 놓치지않고 쫓아갈수 있게 됐다.

NBC CBS ABC FOX 등도 아침마다 생활정보 중심의 문자정보를 내보내고
있다.

CNN은 헤드라인뉴스 시간에 제공하던 기존 문자정보 서비스에 항공기 연착
등 교통정보를 추가할 것을 고려중이며 CNBC는 주식 시세 변동상황을 화면에
올리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경제채널인 "블룸버그 네트워크"는 각종 경제지표들과 토막 경제뉴스
가 화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할 정도로 문자정보 서비스를 중시하고 있다.

문자정보 서비스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도 괜찮은 것으로 조사됐다.

ESPN이 6백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3분의 2가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고 4분의 1은 매일 문자정보를 훑어본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문자정보는 시청자들을 혼란스럽게 할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따라 블룸버그 네트워크는 최근 일부 그래픽을 없애고 현란한 색상을
재조정하기도 했다.

미국의 방송 전문가들은 앞으로 다가올 "디지털 TV"시대에는 문자정보
서비스의 방식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디지털 시스템에서는 시청자가 리모컨을 이용, 문자정보를 자유자재로
화면에서 없애거나 되살릴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까지는 문자정보 서비스가 초보적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일부 방송사가 선거개표방송 등에서 시험적으로 도입한 적은 있으나 상설
문자정보서비스는 시행되지 않고 있다.

< 박해영 기자 bon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