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유상증자 발표로 지난 주말 증시에 충격파를 던졌던 삼성전자
주가향방에 대한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삼성전기의 유상증자 결정은 증시에
찬물을 끼얹는 돌출악재라는 시각이 우세한 가운데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대두되고 있다.

이대형 동아증권 과장은 "삼성전자의 유상증자 발표가 일단 악재로 취급
되고 있으나 메릴린치의 한국투자비중 상향조정, MSCI지수의 한국물투자비중
확대 등으로 더이상 주가에 충격을 주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병서 대우증권 연구위원도 "삼성전자가 유상증자 대금을 자동차 사업에
투자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도공세는 유상증자 때문이라기 보다는
엔화 약세에 따른 반도체 시황이 불투명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상증자 발표가 외국인을 자극시켜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이 지속될
것이라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송동근 ABN암로아시아증권 이사는 "유상증자로 주가가치가 희석될 것으로
우려해 외국인들이 대거 매도주문을 내고 있다"며 "9월들어 증자 신주가
상장될 때까지 파급효과는 지속될 것같다"고 내다봤다.

최경호 엥도수에즈 WI카증권 부장도 "외국인들이 한국 증시에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유상증자는 외국인의 등을 떠미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발표한 증자계획은 주채권은행인 한일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에서 이미 합의된 사항"이라며 "항간의 추측처럼 자동차
사업을 위한 자금조달 목적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 박영태 기자 py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