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업계의 올해 국내생산량이 19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고용유지의 한계선인 연산 1천만대선도 무너질 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11개 일본 완성차 업체들이 인수합병등을 통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지는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이 내수침체와
수출부진으로 생산량 감축에 들어가는 등 거센 구조조정의 압력을 받고
있다고 27일 보도했다.

실제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부품업체들에 제시한 9월 생산계획물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 줄어든 89만대.

지난 7월에는 11%를 축소했고 8월에도 8%를 감산할 예정이다.

올들어 1월부터 따지면 9월까지 생산하는 물량이 7백53만대에 불과하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나 적다.

결국 자동차 메이커들이 10월이후 연말까지 작년과 같은 양을 만들어
낸다해도 지난 80년이후 가장 적었던 95년의 1천19만대에 못미친다는
결론이다.

일본 국내 자동차 생산량이 이처럼 급감하고 있는 것은 극심한 판매부진
때문.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은 작년에 신차를 5백10만대 파는데 그쳤다.

전년보다 4.9% 떨어졌다.

상황은 올들어 더 악화돼 상반기중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나 감소했다.

아시아 경제위기로 수출도 하향곡선을 긋고 잇다.

2위 자동차업체인 닛산이 5년연속 적자를 내고 있을 정도로 일본자동차업계
의 상황은 악화일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파이낸셜 타임스는 일본업체간 혹은 해외업체와의
인수합병(M&A)은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다임러벤츠와 크라이슬러의 국경을 넘은 합병으로 일본자동차업체들의
인수합병분위기는 확산되고 있다.

닛산자동차는 이날 다임러벤츠와 소형트럭을 공동생산하기로 합의했다.

또 도요타가 히노와 다이하쓰 등 트럭메이커에 대한 지분을 5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공언하는 등 국내업체간 인수합병의 싹도 트고 있다.

구조조정의 큰 물결이 일본자동차 업계에서도 일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구조조정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구조조정이 진가를 발휘하려면 거대업체이면서 엄청난 적자를 내고 있는
닛산이나 미쓰비시 등이 포함돼야 한다.

하지만 워낙 덩치가 커 구조조정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더구나 이들 업체는 자산매각과 생산 감축 등 자구노력을 기울일뿐
해외매각등은 전혀 고려치 않고 있다.

그러나 포화상태의 세계자동차시장 상황을 볼 때 구조조정의 흐름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앞으로 구조조정을 통해 일본의 11개 완성차 업체중 몇개가 살아남을지
궁금하다.

< 조주현 기자 for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