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원화값 급등에 따라 올 연말 만기가 돌아오는 국제통화기금(IMF)
차입금 31억달러를 모두 갚기로 했다.

또 기업들이 외화대출금을 조기에 상환하도록 유도키로 했다.

이와관련 삼성전자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미국 자회사의 현지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해 1억달러를 추가 출자키로 했다.

28일 재정경제부 고위관계자는 "오는 12월 만기가 돌아오는 IMF 차입금을
전액 상환하기로 했다"며 "이같은 계획은 최근 2.4분기 정책협의를 위해
방한한 IMF 대표단과도 합의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정부와 IMF가 합의한 금년말 가용외환보유액 전망치
4백30억달러는 연말에 갚을 31억달러를 제외한 금액"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1년간 만기연장이 가능한 IMF 차입금을 제때 갚기로 한 것은
외환보유고가 예상보다 넉넉해졌기 때문이다.

또 한국의 대외신인도를 높여 최근 급등한 원화가치가 다시 급락하는
사태를 막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한국은 작년 12월 IMF로부터 만기후 1년째와 1년6개월째 두번에 걸쳐
상환토록 돼 있는 SRF자금 총 55억달러를 들여 왔다.

연말에 갚기로 한 31억달러는 이중 원금 28억달러와 이자분 3억달러를
포함한 것이다.

나머지 원금 27억달러는 이자를 합쳐 내년 6월말까지 상환하면 되지만
정부는 이 자금의 상환시기도 다소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정부는 또 기업들이 외화대출금을 우선적으로 갚도록 하기 위해 시중금리를
최대한 끌어내릴 방침이다.

이를위해 시중자금을 신축적으로 공급하고 통화채권등 입찰금리를 인하할
예정이다.

정부는 시중금리가 떨어지면 기업들이 원화를 차입해 외화대출금을 앞당겨
갚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그룹은 최근 경제연구소에서 환율세미나를 갖고 달러부채를 조기 상환
하는등 외화부채관리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날 "원화값이 단기간에 크게 올라 미국 자회사 AST의
차입금을 상환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차입금 상환을 위한 자금은 유상증자 등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지난 7월15일 현재 한국의 가용외환보유액은 총 3백80억9천만달러로 당초
IMF와 합의했던 3.4분기 목표치 3백40억달러를 40억달러 이상 웃돌고 있다.

< 차병석 기자 chab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