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란 뭘까.

이 넓은 세상 수많은 사람들중에 두사람이 만나 살을 맞대고 사는 부부의
인연.

상대방을 위한 배려와 관심이 없으면 한순간에 남남이 되기도 하는 사이가
또 부부다.

서로 "죽도록"사랑해서 결혼한다지만 함께 살기 시작하는 그 순간부터
갈등에 시달리는 것이 일반적인 부부의 모습이라면 지나친 과장일까.

MBC가 8월19일부터 매주 수.목요일 총 6회에 걸쳐 방송하는 드라마
"적과의 동거"시리즈는 이런 부부의 갈등을 조명해보는 연작물이다.

각 1.2부로 구성된 총 3편의 드라마가 "부부란 무엇인가"라는 공통된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제1화 "미녀와 야수(극복 박예랑 연출 김승수)"는 IMF때문에 부부사이임을
알리지 못하고 고민하는 사내 커플의 이야기.

정리해고 대상 1순위라는 사내 커플 정훈(권용운)과 미경(오연수)은
뜻하지 않은 임신으로 결혼사실이 들통날 위기에 처한다.

임신중절에 집안 문제까지 겹쳐 다툼이 시작된 두 사람.

급기야 서로 외도를 의심하게 되고 헤어질 것을 결심하면서 파국으로
치닫지만 초음파 사진으로 본 뱃속 아기의 모습에 두사람은 극적으로
화해한다.

제2화 "당신이 죽어버리면 좋겠어"는 결혼전 다소곳하던 아내가 점점
목소리가 커지고 억세지는데 실망하는 남편의 심리를 묘사한다.

드센 아줌마로 변해버린 아내에게 염증을 느낀 남편은 차라리 아내가
없어지기를 바란다.

어느날 갑자가 아내가 죽게 되자(사실은 잠적한 것) 아내의 빈자리를
절감하며 잘못을 후회한다는 줄거리.

제3화 "곰과 여우"에서는 공주병 노처녀와 우직한 남자의 밀고 당기는
신경전을 그린다.

30대 중반의 두 남녀가 결혼을 선택한후 겪게 되는 갈등과 해소과정을
통해 결혼이라는 제도속에서 사랑이 가지는 의미를 되새겨본다.

제작책임을 맡은 MBC드라마국 박복만 책임프로듀서는 "부부갈등이란
동일한 주제를 다양한 시각에서 풀어보기위해 3명의 작가를 기용했다"면서
"코믹한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부부란 어떤 관계인가를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보려 했다"고 밝혔다.

< 박해영 기자 bon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