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열처리는 국내 열처리업체중 대표적인 기업 가운데 하나다.

이 회사는 벨헬리콥터를 비롯 세계 유수의 항공기업체에 열처리제품을
납품한다.

항공기부품 열처리는 열처리분야중 가장 까다로운 분야.

최소한 1년이상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발된다.

한국열처리가 이런 기술력을 갖추게 된 것은 이희영 사장의 집념과
대기업의 협력에서 비롯됐다.

이사장은 고대 법대를 나와 일본으로 건너가 쇠를 달구고 두드리면서
담금질을 배웠다.

과로로 쓰러지길 여러차례.이때 배운 기술을 토대로 귀국, 한국열처리를
창업했다.

이 회사가 열처리분야에서 발판을 굳히게 된 것은 80년대초 LG기계와
협력관계를 맺으면서부터다.

LG는 좋은 결제조건으로 중장비부품의 열처리물량을 발주했다.

이에따라 안정적으로 일감을 확보할수 있었다.

한국열처리가 최고의 기술로 이에 보답한 것은 물론이다.

경영기반이 잡힘에 따라 직원들을 대거 일본으로 연수보내 더욱 기술력을
심화시킬수 있었다.

결국 항공기부품 열처리라는 열처리업계 최고의 영예까지 얻을수 있었다.

지난해 LG그룹 창업 50주년 기념행사에서 이사장은 협력업체 대표로
상을 받기도 했다.

중소기업은 창업 초창기에 대기업의 협력업체로 시작하는 예가 많다.

이들로부터 안정적으로 물량을 확보하고 2개월안팎의 좋은 결제조건의
자금을 지원받으며 때로는 시설을 이양받기도 한다.

대기업의 기술이나 경영지원을 받는 경우도 있다.

대기업으로선 중소기업의 품질수준이 곧 자사의 품질이라는 생각에서
중소기업을 지원한다.

이같은 지원을 통해 성장한뒤 홀로서기에 나서는 중소기업들이 많다.

이는 주로 전자 전기부품 자동차부품 기계 금속업종등에서 많이 볼수 있다.

전기 전자부품분야에서 세일물산 오성전자 유아전자 대림정밀공업 대현정공
구산음향통신이, 자동차부품에서 창흥정밀 KDS 승림카본금속 한국쌍신전기
영신정공 보성산업 평화정공 성우 적고 이원정공 공화금속등이 그 예다.

기계 금속분야에선 청사정공 우진공업 한일유압 삼우테크 동이공업
해원기계 서오전기 동보체인공업등을 들수 있다.

이들 가운데 자동차부품업체인 KDS는 대우자동차 협력업체로 모듈시스템용
도어관련부품을 개발, 지난해 이 분야에서 1백30억원, 오는 2000년에는
3백25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부품은 자동차부품의 세계적인 추세인 모듈화및 시스템화에 부응하기
위한 것으로 미국 델파이사의 최신 엔지니어링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KDS는 대우자동차에 대한 납품을 통해 구축한 기술로 올해부터 델파이사에
도어부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도어래치라는 이름의 이 부품은 도어와 차체를 연결, 잠궈주는 역할을
하는 것.

KDS는 델파이에 대한 납품을 통해 GM 포드 크라이슬러등 미국 빅3에
공급할수 있는 길이 열렸으며 이 분야의 세계적인 업체로 도약한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전자부품업체인 오성전자는 93년부터 95년까지 2년동안 LG전자와 공동으로
28인치 와이드비전 브라운관을 개발했다.

이에따라 오성전자는 이 제품의 내수판매를 통해 올해 1백40억원의
수입대체를 예상하고 있다.

일본등지로 대량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은 부품개발및 납품이 주종을 이루고 있으나
사업이양을 통한 협력도 확대추세에 있다.

사업이양 초창기인 89년엔 7개 대기업이 2백81개 중소기업에 8백74개
품목을 이양했으나 지난해엔 33개 대기업이 2천2백91개 품목을 3백65개
중소기업에 넘겼다.

인수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홀로서기에 성공했다.

그러나 외환위기여파로 주문물량이 줄면서 어려움을 겪는 업체가 늘고
있다.

하지만 대기업들이 성장성이 큰 분야를 과감하게 넘겨줄때 인수중소기업의
경쟁력도 더욱 높아질수 있다.

이같은 알짜 중소기업의 탄생이 대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원동력이 될
것은 분명하다.

< 김낙훈 기자 nh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