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토는 양토로서 흔히들 만주벌판이나 장백산맥과 같은 거칠고 개간되지
않은 자연상태의 토를 얘기한다.

그 체성은 단단하고 무겁다.

봄과 여름에는 생명의 기가 발동하여 토를 두드리니 만물이 태어나고
활발히 생육되며, 가을과 겨울에는 겸양과 자숙으로 기가 고요해지니 이때는
만물이 흙속에 갇히어 저장된다.

이렇게 가장 고요한 기운으로 만물을 다스리가 때문에 만물의 사령이라
불린다.

봄과 여름에 태어났으며 사주명식이 불기운이 치열하여 뜨겁고 건조하다면
빨리 물을 얻어 본분을 회복하여야 한다.

먼저 저수지에 저장된 임수(양수)를 사용하여 해갈을 시켜 주고 거기다 비
(계수)까지 오면 더할 나위가 없다.

혹 가을이나 겨울에 태어나고 금, 수의 기운을 많이 만나 한습하다면 병화
(양화)나 정화(촛불, 음화)의 힘을 빌어 따뜻한 기운을 북돋어 주어야 한다.

병화와 맺는 좋은 관계를 일출동산(동녘산에서 떠오르는 해), 정화와 맺는
상생관계를 유화유로(화로위의 불꽃)라 언급했다.

어떤 오행자체의 역량을, 시절과 기후조건에 맞게끔 효율적으로 발휘하게
만들어 주는 제반조건을 희용제요라 한다.

무토는 봄에서 겨울에 걸쳐 공통되게 양목인 갑목과 양화인 병화를 요구
하고 봄에서 가을까지는 자연수로서의 계수 빗물을 좋아하며 겨울에는 수기
를 꺼린다.

음력 5월은 일년중 양기가 가장 드센 달이기 때문에 비를 기다릴 수 없어
급한대로 호수나 저수지의 물(임수)을 공급해야 한다.

어떤 이는 사주명식 자체가 동양화라고 했다.

개간되지 않은 자연상태의 무토를 인간의 욕심에 맞게 쟁기질하여(갑목을
이용) 파종한 연후 알맞게 햇빛이 내리쬐고(병화 상생) 적당히 비까지
내려주면(계수 습윤) 자양토로 탈바꿈하여 만물의 어머니로서의 역량을
발휘하는 한 폭의 동양화를 말함이다.

성철재 <충남대 언어학과교수.역학연구가 cjseong@hanbat.chungnam.ac.kr>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