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널모터스(GM)가 파업 두달만에 조업을 재개한다.

GM 경영진과 전미자동차연합노조(UAW)는 28일 오후(현지시간) 미시간주
플린트시 부품공장에서의 파업을 끝내기로 전격 합의했다.

관계자들은 "아직 노조원들의 승인절차가 남아 있긴 하지만 이로서 GM
파업은 사실상 종결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5일 시작된 GM 파업은 28일까지 54일간 계속되며 22억달러의
피해를 준 것으로 집계됐다.

UAW는 29일 오전 이 잠정 합의사항을 파업중인 델피시 브레이크 공장과
플린트시 부품 금형공장 등 2곳 공장 노조원들에게 알리고 찬반 투표에
부칠 예정이다.

여기서 합의사항이 통과되면 곧바로 부품생산이 시작되고 그동안 부품이
없어 조업을 중단해야 했던 북미 29개 공장도 조업을 재개하게 된다.

노조와 GM경영진은 이들 2곳 부품공장 노조원들이 합의안에 무난하게
동의해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일부 사안이 풀리지 않았지만 이번 합의로 노조측의 주장이 상당부분
관철됐기 때문이다.

GM사측은 플린트 금형공장과 델피에 있는 2개 부품공장을 오는
2000년전까지 해외로 이전하거나 매각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일단 기한을 걸어놓고 노조측의 걱정거리인 일자리를 보장해 준 셈이다.

공장들의 해외 이전문제도 시급하긴 하지만 우선 급한 불부터 꺼야 산다는
위기감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노조측에서는 대신 생산쿼터를 채우면 조업시간을 줄이는 문제 등 몇가지
생산비 절감을 위한 방안 등에서 양보했다.

또 GM경영진이 약속만 지킨다면 앞으로 파업을 하지 않겠다고 합의해줬다.

그러나 UAW쪽에서는 이번 합의의 의미를 사측과의 공식대화채널을
만들었다는데서 찾고 있다.

협상을 이끈 딕 슈메이커 UAW부위원장은 "일자리를 보장받은 것도
중요하지만 그동안 노조와 대화를 기피했던 GM경영진으로부터 노사문제를
협의해 처리할 공식채널을 만들기로 한 점이 이번 합의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협상 관계자들은 또 정부의 개입을 용납하지 않는 미국 노사전통을
고수한 것도 이번 합의의 의미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한 부분도 있다.

플린트시 부품 공장에 1억8천만달러를 추가 투자하는 문제가 대표적이다.

노조측에서는 생산성을 올리려면 사람을 줄이려하지 말고 그만한 투자를
하라고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사측에서는 어차피 옮겨야 할 공장에 추가 투자하는 것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외에도 문제가 됐던 근로규정이나 복지, 외주확대문제 등에 대해서도
협의가 계속되고 있으나 조업재개를 가로막을 만한 주요 사항은 아니라는게
노사양측의 시각이다.

한편 뉴욕 증권시장에서는 28일 합의사실이 발표되기 전부터 파업종결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GM주가가 하루만에 1.125달러나 뛰었다.

< 박수진 기자 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