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가격이 무너지고 있다.

정부가 긴급대책을 발표한 뒤에도 지속적으로 떨어져 2백만원선이 깨진지
42일만에 1백50만원선마저 붕괴됐다.

이에 따라 산지에서는 소가 87년이후 가장 싼 값에 거래되고 있다.

30일 축협중앙회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2백만원 밑으로 떨어진 한우산지
가격(5백kg 숫소)이 이날 1백49만8천원으로 하락했다.

소값이 1백50만원을 밑돌기는 파동이 났던 87년이후 11년만에 처음이다.

한우 가격은 10개월전인 지난해 9월(2백49만4천원)에 비해 1백만원 가까이
떨어졌다.

특히 올들어서만 77만8천원(34%)이나 급락했다.

한우 가격이 바닥으로 곤두박질하고 있는 것은 IMF불황으로 쇠고기 소비가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축협중앙회에 따르면 5월말현재 쇠고기 소비량은 12만5천9백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5% 감소했다.

반면 소(한우+육우) 사육두수는 작년말 2백73만5천두에서 올 6월말
2백75만두로 오히려 1만5천두 증가했다.

한우 가격은 80년대중반 한차례 파동을 겪은뒤 89년이후 2백만원대를
유지했다.

95년9월에는 3백27만5천원까지 올랐다.

쇠고기소비가 부진한 것은 소값 하락에도 불구, 시중 판매가가 내리지
않은 것도 한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우 산지가격이 최고치에 달한 95년9월 1근(6백g)에 1만2천원에 팔렸던
쇠고기 등심은 지금도 비슷한 값에 팔리고 있다.

정육점 상인들은 "올들어 2천원 가량 값을 내렸다"고 말하고 있으나
소값이 절반이하로 떨어졌는데도 쇠고기값은 거의 내리지 않은 셈이다.

한편 낙농육우협회 김남용회장은 소값 하락에 대해 "소비가 워낙 심하게
위축됐기 때문"이라면서 "추석까지는 약세가 지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추석이후 성수기에 접어들면 값이 오름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
봤다.

< 김광현 기자 k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