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회 < 부산대 의대 산부인과 교수 >

성행동의 목적이 생식에만 있다면 생식능력이 사라진 중년이후 여성에게
성은 아무런 의미를 지니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성은 나이와 상관없이 친밀감을 유지하고 사랑을 표현하며 정욕과
성적긴장의 해소를 위해 필수적인 것이다.

폐경으로 여성이 성에 관해 겪는 변화는 별로 없다.

여성호르몬이 결핍되면 질벽이 얇아지고 분비샘의 세포들이 줄어 분비물이
감소하지만 간단한 여성호르몬 대체요법으로 쉽게 해결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안된다.

오히려 대부분의 폐경후 성장애는 그들의 남편이 성장애를 앓기 때문에
나타난다.

남편에 문제가 있다고 성을 포기해서는 안된다.

한심한 마음으로 남편의 것을 내려다볼게 아니라 발기에 소요되는 오랜
시간이 전희의 일부가 되도록 해야 한다.

이런 노력으로 발기에 성공하면 이를 자랑스럽게 여겨야 한다.

남성의 정력을 발기력으로만 평가하는 것은 잘못이다.

발기력이란 타이어에 바람이 얼마나 들어가는지를 나타낼 뿐이다.

몸의 나머지 부분이 성생활에 얼마나 유용하게 발휘되는가가 중요하다.

젊었을때의 왕성한 성적반응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나이가 들면 사정을 하지 않아도 성생활이 얼마든지 즐거울 수 있다.

꼭 오르가슴에 도달하지 않아도 괜찮다.

어차피 여자도 오르가슴보다는 친밀감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혈압이 오를 정도로 용쓸 필요는 없다.

성행위에 있어 정상이니 비정상이니를 논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사람마다 느끼는 성적 매력과 목표, 만족의 방식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젊었을 때엔 어려운 체위로 골고루 실행해 볼 수 있지만 나이가 들면
어려워진다.

따라서 대신에 체위 장소 조명 분위기 음악 시간을 수시로 바꿔보는게
유익하다.

또 상대를 애무할 때 애무하는 부위 순서 강도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

예컨대 손으로 입으로 몸의 한부분으로 그 어느 부위로도 애무할 수 있다.

나이가 들면 오럴섹스를 기피하는 사람이 많은데 혀도 엄연한 피부의 일부일
뿐이다.

또 피곤한 몸으로 저녁에 섹스를 하는 것보다 아침에 하는게 피로가 덜하고
일과에도 지장이 없다고 한다.

멋있는 성의 성취는 항상 성에 대한 기대와 환상을 갖고 피동적이기보다는
능동적으로 나서는 것이다.

서로가 피동적이면 상처만 클뿐이다.

그리고 섹스의 목적을 오르가슴에만 두지 말고 섹스는 뇌로도 한다는 것을
새겨둘 필요가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