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토는 음토로서 비옥하고 습한 토로 상징된다.

논밭의 영양많은 참흙이다.

양토인 무토와 비교하면 무토는 굳고 단단하며(고중), 높고 건조한데 비해
(고항), 기토는 만물을 쌓아서 담아두며(축장) 양분 많고 축축하다(비습).

목극토의 정리를 그대로 적용하면 갑목은 기토를 극해하여야 하나, 이 둘은
양목과 음토의 관계로서 상호 음양이 조화로운 애정지합을 이루어 상극의
작용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기토의 물기가 말랐을 경우는 초목을 생장시킬 수 없으므로 양목인
갑목이나 음목인 을목을 키워낼 역량을 잃고 이들에 의해 힘을 잃게 된다.

기토는 음수인 계수의 기운이 강해도 두려워 하지 않는다.

실제 한 개인의 사주에서 기토의 힘이 강할 때 하늘(천간)에 병화까지 떠
있으면 그 힘이 너무 강렬하여 무뢰한으로 전락한다.

이때의 구세주가 빗물 계수이다.

태양의 양광을 가려 화생토의 나쁜 작용(힘이 충분히 있는데도 더 힘을
보태주는 작용)이 더 이상 계속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강물 임수와는 기토탁임(기토는 강물을 탁하게 한다)이 되어 상호간
백해무익한 관계로 전락한다.

남자의 사주명식에 이러한 천간 배합이 나타나면 재물이나 여자로 인한
말썽을 예상할 수 있으며, 여성인 경우에는 색정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겨울에 태어난 남자와 여자라면 더욱 그 작용이 크다.

이는 신분이나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적용되는 논리이다.

화의 기운이 미미할 때 기토는 병화의 원양지기를 흡수해 버릴 수 있으며,
기토의 힘이 강한 경우 양금인 경금(큰 칼)을 더욱 빛나게 해준다.

토생금의 작용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기토는 무토 큰 형을 만나게 되면 큰 조력을 얻을 수 있다.

토의 특성을 만물을 키워내는 엄마의 역할로 표현할 때, 무토의 도움을
얻으면 타 오행에 대한 상생의 작용을 더욱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성철재 <충남대 언어학과교수.역학연구가 cjseong@hanbat.chungnam.ac.kr>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