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은행의 초대 행장은 누가 될까.

현재로선 배찬병 상업은행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관우 한일은행장은 합병은행의 고문(또는 회장)을 맡을 공산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에선 이미 두 행장이 이같은 "역할분담"에 합의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에따라 8월21일 임시주총에서 퇴진이 점쳐졌던 두 은행장은 극적으로
회생할수 있는 길이 열렸다.

전문가들은 외국은행 사례에서 보듯 주도세력들이 합병을 완전한 궤도에
올려 놓을때까지 합병작업에 깊숙히 관여했던 점을 지적한다.

합병의 밑그림을 그린 만큼 업무의 연속성을 감안해 일정기간동안 뒤처리를
하는게 불가피하다는 것.

그렇지 않고 이들이 물러날 경우 합병과정에서 생길수 있는 이해관계를
둘러싸고 복잡한 헤게모니 싸움이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칫 합병자체가 물거품으로 돌아갈 수도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두 은행내부에선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지고 두 은행장이 물러
나야 하며 합병정신을 살리기 위해 "제3의 인물"을 영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한 편이다.

특히 두 은행장이 "수명연장"을 위해 전격합병을 결의했다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와함께 두 은행의 전무를 비롯 임원들의 거취도 큰 관심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두 은행은 각각 지난 29일 제출한 경영개선 이행계획서에서 임원의 60%
이상을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상황 자체가 근원적으로 달라진 이상 임원교체폭과 대상이 원점에서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만약 여신부문에 외국인등 외부전문가를 영입하라는 금감위의 방침이
그대로 적용된다면 합병은행의 경영진은 완전히 새로운 얼굴들로 짜여질
수도 있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