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아그룹 최순영 회장의 외화 밀반출 사건을 수사해온 검찰은 31일
대한생명이 미국의 보험사인 메트로폴리탄 회사와 10억달러 규모의 외자유치
협상을 진행중인 점을 감안, 최회장에 대한 소환 조사를 유보키로 했다.

박순용 서울지검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를 갖고 "신동아측의 외자유치
협상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수사를 유보키로 했다"며 "메트로폴리탄이
실시중인 대한생명에 대한 실사가 끝나기 전까지 최회장에 대한 소환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박 지검장은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수사로 인해 기업의 외자유치가
방해받아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라며 "검찰수뇌부와 상의해 이같이 결정
했다"고 밝혔다.

박 지검장은 그러나 "무작정 기다리지는 않고 외자유치 협상 진행을
지켜보면서 본격적인 소환조사에 착수할 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박 지검장은 또 "출국금지 상태인 최회장이 외자유치 협상을 위해
해외출장을 요청하면 출국금지 조치를 해제해 주겠다"고 밝혀 향후
기업인에 대해서는 경제상황을 감안, 수사를 진행할 것임을 시사했다.

박 지검장은 신동아측의 최 회장의 외화 밀반출 혐의를 부정하는
내용의 자료를 배포한 것과 관련, "진실여부는 수사결과가 나오면 밝혀질
것"이라며 신동아측 주장을 간접적으로 반박했다.

한편 신동아그룹은 "최 회장의 외화밀반출은 사실과 다르며 신아원이
그룹과 무관하게 외상수출계약으로 가공무역을 통해 거래한 1억7천만
달러도 지난해 11월 국내에 입금된 상태"라고 해명했다.

김문권 기자 mkkim@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