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신라 말기에 청자와 백자가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규모
요지가 발견됐다.

해강도자미술관(관장 유광열)은 경기도 시흥시 방산동 야산일대에서
9세기후반~10세기초반에 운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청자및 백자가마터를
발굴했다고 31일 밝혔다.

이 가마는 벽돌로 축조한 자기가마터로 청자가 처음으로 제작되던 시기에
단기간동안 운영되다가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이와 비슷한 요지는 경기도 용인과 북한 황해도 봉산지역에서 확인됐으나
이처럼 규모가 큰 요지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확인된 가마의 규모는 아궁이로부터 굴뚝부분까지 총 39.1m에 이른다.

가마벽선도 상당부문 남아있어 한국 초기청자의 발달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

가마에서는 다량의 청자와 소량의 백자가 함께 제작됐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으며 가마주변에 엄청난 량의 퇴적물이 남아있어 생산량이
많았음을 알려주고 있다.

특히 가마 옆에는 앞선 시기에 운영된 것으로 보이는 토기가마들이 함께
확인되고 있어 토기를 생산하는 도기질요지에서 자기를 생산하는
자기질요지로 바뀐 것으로 추정된다.

학계는 이번 발굴된 벽돌가마가 그동안 쟁점이 되어왔던 국내자기제작시작
연대를 확인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학계에선 신라말대부터 이미 청자와 백자를 사용했다는 설
(정양모.국립중앙박물관장)과 고려초기부터 자기가 제작됐다는 설
(윤용이.원광대교수)이 대립되어 왔었다.

유광렬 해강도자미술관장은 "이가마는 지금까지 발굴된 다른지역의
벽돌가마들에 비해 규모가 크고 상태가 양호하다"면서 "초기청자의
도입단계및 요업발달상황을 알수있는 좋은 자료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 오춘호 기자 ohc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