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Bank '빅뱅'] (1) '상업-한일은행 합병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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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슈퍼뱅크시대"가 열렸다.
배찬병 상업은행장과 이관우 한일은행장은 31일 오전 10시 은행회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두 은행이 합병키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합병방법은 1대 1 대등합병으로 하되 합병비율은 실사결과에 따라 결정키로
했다.
은행이름은 잠정적으로 "상업한일은행"을 사용하되 공모를 통해 새로운
이름을 채택키로 했다.
합병은행의 등기는 지난 1899년 설립된 상업은행을 존속법인으로 사용키로
했다.
형식은 대등합병이지만 법적으론 한일은행이 상업은행에 흡수합병되는
셈이다.
두 은행장은 부실여신해소비용 등으로 정부에 7조-8조원의 지원을 요청키로
했다.
두 은행의 합병이 최종적으로 이뤄지기까지 소요되는 기간은 5-6개월.
내년 2월이면 거대한 슈퍼뱅크가 실체를 드러낸다.
지난 6월말 현재 두 은행의 총자산은 1백5조1천3백97억원에 달한다.
달러화로 환산(달러당 1천2백50원)하면 8백41억달러다.
세계 순위 99위에 해당한다.
우리나라도 1백대은행을 갖게 되는 것이다.
상업 한일은행의 합병발표가 의미심장한 것은 단순히 세계적인 슈퍼뱅크가
탄생한다는 것만이 아니다.
국내은행산업의 구조를 재편할 계기로 작용할게 분명하다는 점이다.
정부의 의도대로 "슈퍼뱅크, 틈새은행, 지역은행"으로 세분화되는게
불가피해졌다.
실제 두 은행의 합병발표로 다른 은행들은 바빠졌다.
관심의 촛점은 단연 조흥은행과 외환은행.
금융감독위원회는 드러내 놓고 두 은행간 합병에 불을 지피기 시작했다.
두 은행은 펄쩍 뛰고 있다.
내부적으론 한미은행(외환은행)과 신한및 보람은행(조흥은행)을 합병파트너
로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상업 한일은행의 경우에서 보면 못 합칠 이유도 없다는게 금융계의
시각이다.
하나 보람은행간 합병도 완전히 물건너간게 아니다.
장기신용은행도 이들에 합류할 공산이 크다.
국민 주택은행도 슈퍼뱅크에 동참하려 할지도 모른다.
또 각각 동화 경기은행을 인수한 신한 한미은행도 합병을 통해 슈퍼뱅크
대열에 합류할게 분명하다.
슈퍼뱅크의 탄생은 세계적인 추세로 봐도 바람직하다.
바야흐로 세계는 인수합병(M&A)의 시대다.
세계적인 은행들이 앞다투어 합병을 선언하고 있다.
미국에선 씨티코프와 트래블러스그룹이 합병절차(총자산 7천억달러)를
밟고 있다.
내이션스뱅크와 뱅크아메리카(BA), 뱅크원과 시카고NBD도 합병을 선언했다.
유럽에서는 지난해말 스위스의 UBS와 SBC가 합병, 6천6백30억달러의
자산규모를 자랑하는 유럽 최대은행을 탄생시켰다.
일본도 지난 96년 M&A를 통해 도쿄미쓰비시은행이라는 세계 1위 은행을
출범시켰다.
따라서 "메가머저시대"에 슈퍼뱅크의 탄생은 당위다.
그러나 대형은행간 합병이 반드시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다.
또 상업 한일은행의 합병이 성공한다고 장담할수도 없다.
자칫하면 "실패한 실험"으로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우선 "슈퍼부실은행"이 탄생한다는 점이다.
두 은행은 사실상 부실화된 은행이다.
지난 6월말 현재 두 은행은 요주의 이하 불건전여신은 14조8천3백52억원.
총여신(62조8천4백26억원)의 23.6%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다.
이를 해소해야만 합병이 성공한다.
외자유치는 이미 물건너 갔다.
정부의 지원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두 은행은 7조-8조원의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정부가 이만한 재원을 마련할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만일 마련한다고 해도 그 부담은 전부 국민의 몫이다.
어떻게 보면 외자를 끌어들이는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
합병에 따른 시너지효과도 의문이다.
두 은행은 성격이 똑같다.
똑같이 기업금융과 소매금융을 취급한다.
9백42개의 점포도 대부분 중복된다.
1만5천3백2명 직원의 질도 엇비슷하다.
상호보완성이라곤 전혀 없다.
외환전문은행인 도쿄은행과 소매금융은행인 미쓰비스은행의 합병하곤
질적으로 다르다.
대량해고와 문화적 이질감도 문제다.
성격이 비슷한 만큼 합병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직원을 대량 해고할수 밖에
없다.
그러나 두 은행은 "해고최소화"를 내걸며 노조를 설득했다.
만일 대량해고에 나설 경우 노조는 크게 반발할게 틀림없고 이는 사회문제
로 비화될게 뻔하다.
문화적 이질감도 마찬가지다.
서울은행과 한국신탁은행의 합병이 실패로 끝난게 대표적 예다.
두 조직이 으르렁거리면 합병은 안하느니만 못하다.
실제 서구에서도 대형은행간 합병의 80%가 문화적 이질감으로 인해 실패
하고 말았다는 분석도 있다.
이렇게 보면 슈퍼뱅크시대의 개막은 국내금융산업이 진일보하느냐, 주저
앉고 마느냐를 가름할 시험대에 불과하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일자 ).
배찬병 상업은행장과 이관우 한일은행장은 31일 오전 10시 은행회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두 은행이 합병키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합병방법은 1대 1 대등합병으로 하되 합병비율은 실사결과에 따라 결정키로
했다.
은행이름은 잠정적으로 "상업한일은행"을 사용하되 공모를 통해 새로운
이름을 채택키로 했다.
합병은행의 등기는 지난 1899년 설립된 상업은행을 존속법인으로 사용키로
했다.
형식은 대등합병이지만 법적으론 한일은행이 상업은행에 흡수합병되는
셈이다.
두 은행장은 부실여신해소비용 등으로 정부에 7조-8조원의 지원을 요청키로
했다.
두 은행의 합병이 최종적으로 이뤄지기까지 소요되는 기간은 5-6개월.
내년 2월이면 거대한 슈퍼뱅크가 실체를 드러낸다.
지난 6월말 현재 두 은행의 총자산은 1백5조1천3백97억원에 달한다.
달러화로 환산(달러당 1천2백50원)하면 8백41억달러다.
세계 순위 99위에 해당한다.
우리나라도 1백대은행을 갖게 되는 것이다.
상업 한일은행의 합병발표가 의미심장한 것은 단순히 세계적인 슈퍼뱅크가
탄생한다는 것만이 아니다.
국내은행산업의 구조를 재편할 계기로 작용할게 분명하다는 점이다.
정부의 의도대로 "슈퍼뱅크, 틈새은행, 지역은행"으로 세분화되는게
불가피해졌다.
실제 두 은행의 합병발표로 다른 은행들은 바빠졌다.
관심의 촛점은 단연 조흥은행과 외환은행.
금융감독위원회는 드러내 놓고 두 은행간 합병에 불을 지피기 시작했다.
두 은행은 펄쩍 뛰고 있다.
내부적으론 한미은행(외환은행)과 신한및 보람은행(조흥은행)을 합병파트너
로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상업 한일은행의 경우에서 보면 못 합칠 이유도 없다는게 금융계의
시각이다.
하나 보람은행간 합병도 완전히 물건너간게 아니다.
장기신용은행도 이들에 합류할 공산이 크다.
국민 주택은행도 슈퍼뱅크에 동참하려 할지도 모른다.
또 각각 동화 경기은행을 인수한 신한 한미은행도 합병을 통해 슈퍼뱅크
대열에 합류할게 분명하다.
슈퍼뱅크의 탄생은 세계적인 추세로 봐도 바람직하다.
바야흐로 세계는 인수합병(M&A)의 시대다.
세계적인 은행들이 앞다투어 합병을 선언하고 있다.
미국에선 씨티코프와 트래블러스그룹이 합병절차(총자산 7천억달러)를
밟고 있다.
내이션스뱅크와 뱅크아메리카(BA), 뱅크원과 시카고NBD도 합병을 선언했다.
유럽에서는 지난해말 스위스의 UBS와 SBC가 합병, 6천6백30억달러의
자산규모를 자랑하는 유럽 최대은행을 탄생시켰다.
일본도 지난 96년 M&A를 통해 도쿄미쓰비시은행이라는 세계 1위 은행을
출범시켰다.
따라서 "메가머저시대"에 슈퍼뱅크의 탄생은 당위다.
그러나 대형은행간 합병이 반드시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다.
또 상업 한일은행의 합병이 성공한다고 장담할수도 없다.
자칫하면 "실패한 실험"으로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우선 "슈퍼부실은행"이 탄생한다는 점이다.
두 은행은 사실상 부실화된 은행이다.
지난 6월말 현재 두 은행은 요주의 이하 불건전여신은 14조8천3백52억원.
총여신(62조8천4백26억원)의 23.6%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다.
이를 해소해야만 합병이 성공한다.
외자유치는 이미 물건너 갔다.
정부의 지원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두 은행은 7조-8조원의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정부가 이만한 재원을 마련할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만일 마련한다고 해도 그 부담은 전부 국민의 몫이다.
어떻게 보면 외자를 끌어들이는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
합병에 따른 시너지효과도 의문이다.
두 은행은 성격이 똑같다.
똑같이 기업금융과 소매금융을 취급한다.
9백42개의 점포도 대부분 중복된다.
1만5천3백2명 직원의 질도 엇비슷하다.
상호보완성이라곤 전혀 없다.
외환전문은행인 도쿄은행과 소매금융은행인 미쓰비스은행의 합병하곤
질적으로 다르다.
대량해고와 문화적 이질감도 문제다.
성격이 비슷한 만큼 합병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직원을 대량 해고할수 밖에
없다.
그러나 두 은행은 "해고최소화"를 내걸며 노조를 설득했다.
만일 대량해고에 나설 경우 노조는 크게 반발할게 틀림없고 이는 사회문제
로 비화될게 뻔하다.
문화적 이질감도 마찬가지다.
서울은행과 한국신탁은행의 합병이 실패로 끝난게 대표적 예다.
두 조직이 으르렁거리면 합병은 안하느니만 못하다.
실제 서구에서도 대형은행간 합병의 80%가 문화적 이질감으로 인해 실패
하고 말았다는 분석도 있다.
이렇게 보면 슈퍼뱅크시대의 개막은 국내금융산업이 진일보하느냐, 주저
앉고 마느냐를 가름할 시험대에 불과하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