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합병으로 이들 은행과 거래하고 있는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여신한도가 줄어들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선 기존 대출금을 조기에 갚아야 하는 상황이 생길지도 모른다.

물론 두 은행은 합병으로 인해 기업들이 더많은 지원을 받게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두 은행과 중복거래를 하고 있던 기업들은 합병과 동시에 대출규모도
커지지만 자기자본도 함께 늘 것이기 때문에 한도규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이를테면 현재 상업과 한일에서 각각 1백억원의 대출을 쓰고 있다고
가정하면 합병후 2백억원이 되지만 한도를 삭감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합병을 하게되면 정부의 증자참여 등으로 자본금이 확충돼 지원
여력도 그만큼 더 증가한다는 얘기다.

두 은행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이번 합병은 혼란에 빠진 금융을 조기에
정상화하자는 것"이라며 "기업을 살리는데 주력할 생각"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또 "선도은행으로써 도약을 위한 건설적인 조치이므로 두 은행의
자금사정이 종전보다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두 은행과 많은 거래를 하고 있는 기업들
은 불가피하게 타격을 받을 것이란게 금융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증자가 이뤄진다곤 하지만 그 이전에 감자가 취해질 예정이어서 자본확충이
생각만큼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자기자본이 적고 많은지는 국내은행이 기업에 돈을 꾸어줄때 핵심적인
잣대로 사용된다.

<>동일인여신한도 <>은행 총지급보증한도 <>동일 계열기업군 여신한도
<>거액여신 총액한도 등 모든 여신한도 규제가 자기자본 베이스로 돼 있다.

특히 상업 한일은행은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서도 기업금융이 가장 많은
은행에 속한다.

한일은행의 경우 여신의 절반가량이 기업들에 나가 있다.

기업들중에서도 두 은행에서 집중적으로 여신을 받은 곳은 그야말로 난감한
처지에 빠지게 됐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정부와 IMF는 은행자기자본의 45%로 돼있는 동일
계열기업군 여신한도를 25%로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두 은행들도 이같은 부작용을 우려, 한도초과 여신을 줄이는 것에 관해
경과기간을 두는 방안을 당국과 상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일정기간을 설정, 그 기간내에 편중여신을 해소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시간을 벌어주자는 취지이지만 기업입장에선 대출금 줄이기가 피말리는
일일 수 밖에 없다.

수출입금융에서도 일시적인 애로가 있을 듯하다.

두 은행 모두 활용하고 있는 크레디트라인(신용공여한도)은 합병후 종전
수준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1=2가 아니라 1+1=1.2''라는 논리와 같은 맥락때문이다.

그레디트라인축소는 신용장개설 기피 등으로 이어져 기업들의 무역금융을
더욱 조일 전망이다.

거래기업들은 은행합병 불똥을 최소화하는데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두은행 주채무계열 담당현황 ]]

<>상업은행

.1~5대 -LG
.6~30대 -두산 동아건설 롯데 갑을 삼양
.31~64대 -벽산 신동방 신화건설

<>한일은행

.1~5대 -삼성
.6~30대 -한진 한화 대림 고합 효성 한솔 한일 새한 동양 코오롱
.31~60대 -제일제당 한국타이어 조선맥주 풍림산업 대상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