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은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의 합병계획을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구조조정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대목에 점수를 주고 있다.

ABN암로증권의 한 임원은 "5개 부실은행 퇴출, 외환은행 외자유치에 이어
대형은행간 합병이 순차적으로 이뤄지자 구조조정의 강도와 속도에 만족해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초대형 은행이 탄생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ING베어링증권 관계자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도 최근 대형은행간
합병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추세인데다 그런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대형화는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구조조정 속도에 의문을 품고 한국주식 투자를 주저하던 외국인들이
다시 돌아올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 관계자는 "추가적인 구조조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일본 엔화가 안정세
를 보인다면 휴가철이 끝나는 8월말부터 외국인들이 한국주식을 본격적으로
사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다만 부실은행과 부실은행간 합병으로 초대형 부실은행이 탄생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시각은 쉽사리 지워지지 않고 있다.

속젠크로스비증권의 한 관계자는 "진정한 구조조정은 부실은행을 과감하게
폐쇄하는 것이지만 노동계의 저항이 강해지자 정부가 구조조정을 하는
시늉만 내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외국인의 확고한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ABN암로증권 관계자는 "합병으로 인해 회사 경영상태가 오히려 나빠지는
경우도 비일비재한 만큼 시너지효과를 얻기 위한 후속 조치들이 더 중요
하다"고 강조했다.

중복사업 통폐합 점포정리 대출시스템정비 등 철저한 자구노력도 시급한
과제다.

인원 정리에 따른 노동계 반발도 부작용없이 수습해야 한다.

인원감축이 불가피한 만큼 이에 따른 사회불안을 수습하는 것도 대형화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게 외국인 투자자들의 지적이다.

< 조성근 기자 trut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