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첨여군루 양처적지수
간취부용화 금년위수사

저의 눈물 임의 눈물을/이곳 그곳 연못에 방울방울 담고서/그속에서 자란
연꽃 살피기로 하자면/정녕 어느 쪽이 먼저 죽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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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맹교의 "원시(원망스러움)"라는 제목의 시이다.

임과 헤어져 그리움에 눈물로 지새는 여인의 쓰라린 마음을 대변한
시이다.

임과 헤어진 사람이 흘리는 눈물이 연못에 담아야 할만큼 많음을 시사하는
제2구의 과장 수법이 특이하고, 눈물을 흘리는 사람의 마음이 괴로울수록
그가 흘리는 눈물의 맛도 짜고 써서 그만큼 빨리 연꽃을 시들게 할 것임을
전제로 한 제3,4구의 표현도 자못 가슴에 와 닿는다.

경제국난을 맞이하여 작금 실직자의 수가 1백50만명을 넘어섰다 한다.

그들이 흘리는 눈물이 제발 덜 짜고 덜 쓴 것이었으면 한다.

이병한 < 서울대 교수. 중문학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