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과 전직대통령들과의 31일 청와대 만찬 회동은 오후 6시30분
부터 약 1시간40분동안 진행됐다.

이날 만찬에서는 전두환 노태우 전대통령이 정부의 경제위기를
극복해나가는 김대중 대통령의 지도력을 평가하는등 비교적 밝은 모습으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반면 김영삼 전대통령은 주로 이야기를 듣고 공적인 발언은 삼가했다고
박지원 청와대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는 만찬 5분전 만찬장인 충무실에 도착,
전직 대통령을 맞을 준비를 하는등 손님맞이에 각별한 신경을 썼다.

전직대통령들은 노태우 최규하 전두환 김영삼 전대통령 순으로 대통령
집무실에 도착, 김중권 청와대비서실장의 영접을 받은뒤 이강래 정무수석의
안내로 만찬장에 들어선 전직대통령들은 김 대통령 내외와 인사를 나눴다.

김 대통령은 맨먼저 도착한 노태우 전대통령 부부에게 "오랜만입니다"라고
인사를 건넸고 노 전대통령이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청와대에 오니 감개무량합니다"라고 화답했다.

곧이어 최 전대통령이 혼자서 충무실로 들어오자 김 대통령은 홍기 여사의
안부를 걱정하며 관심을 표시했고, 그 뒤를 전두환 전대통령 부부가 따랐다.

전 전대통령은 큰 소리로 "초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김 대통령
내외에게 반가움을 표시했으며 김 대통령은 "오랜만입니다"라고 반겼다.

맨 마지막으로 김영삼 전대통령 부부가 도착, "안녕하십니까"라고
김 전대통령이 인사를 건네자 김 대통령은 "오랜만입니다"라고 맞았으며,
손명순 여사는 김 대통령과 악수한 뒤 옆에 서있던 이희호 여사를 가볍게
포옹하면서 귓속말로 "기도를 많이 했습니다"라고 인사했다.

김 전대통령은 먼저 도착한 전직 대통령 부부와 일일이 악수는 나눴으나
전.노 전대통령과는 별도의 인사말을 하지않아 어색한 모습.

이날 전 전대통령은 밝은 미색의 상하 정장 차림이었으며, 김 대통령 등
나머지 4명은 검은색 정장을 입고 있었다.

<>.김 대통령과 전직 대통령들은 이어 7분여 동안 칵테일을 들며 날씨를
화제로 환담을 나눈뒤 기념촬영을 했다.

김 대통령이 먼저 "비가 많이 온다"고 말을 꺼내자 최 전대통령이
"그래서 시원하다"고 화답했고 노 전대통령은 "올해는 수해가 적어
다행"이라고 덕담을 했다.

전 전대통령도 "올해는 비가 많이 와도 사고가 없다"고 김 대통령의
수해방지능력을 평가.

<>.이날 만찬회동은 원탁테이블에서 진행됐는데 식단은 잣죽,
상어지느러미 찜, 전복구이, 갈비와 송이, 굴비구이, 신선로, 과일, 식혜 등
한식과 중식 위주로 구성돼 비교적 푸짐했으며 백포도주도 곁들여졌다.

현.전직 대통령부부들은 만찬에 앞서 모두 함께 기념 사진을 찍은
뒤 다시 전.현직 대통령 5명만 따로 기념촬영을 했다.

기념사진 촬영때의 자리 배치는 대통령직 수행시기가 빠를수록 의전상
서열이 높은 관행에 따라 김 대통령을 중심으로 오른쪽에 최 전대통령과
노 전대통령이, 왼쪽에 전 전대통령과 김 전대통령이 각각 서고 부인들은
각각 남편의 왼쪽에 섰다.

청와대는 만찬장 좌석 배치도 같은 방식으로 했으며 김 실장은 노
전대통령과 김 전대통령 부인 손명순여사 사이에 앉았다.

전.현직 대통령과 부인들이 식사를 하는 동안 옆방에선 청와대 이강래
정무수석과 박지원 대변인이 전직 대통령들을 수행한 비서들과 함께 식사를
했다.

< 김수섭 기자 soosup@ 이의철 기자 ec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