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부채는 우리 선조들에게 필수품의 하나였다.

특히 선비들은 합죽선에 직접 지은 시를 써 넣거나 한폭의 그림을 그려
지인들에게 선물하는 풍류를 즐겼다.

전통 부채그림은 18세기 겸재 정선의 금강산도에서 절정을 이뤘다.

겸재는 금강산절경을 합죽선의 반원형안에 꽃봉오리처럼 표현해냄으로써
부채그림의 진수를 보여줬다.

또 문인화의 품격을 갖춘 부채그림은 19세기 추사에 의해 최고의 경지에
이르렀다.

먹으로 난초와 지초가 어우러진 모습을 간결하게 그린 추사의 부채그림은
문인화의 높은 경지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림이 있는 합죽선을 모아놓은 부채그림전이 분당 갤러리 삼성플라자
(0342-779-3830)와 서울 동덕아트갤러리(02-732-6458)두 곳에서 마련돼
화제다.

오는 23일까지 분당 갤러리 삼성플라자에서 열리는 "한국 부채그림
문화예술품전"에는 젊은 작가들이 합죽선위에 현대의 감성과 정서를 담아
그린 작품 99점이 나와있다.

출품작가는 강경구 강행원 김순호 박순철 사석원 안석준 오태학 이승하
이인실 임종두 장혜용 장상의 홍용선씨 등 30여명.

3일부터 9월1일까지 동덕아트갤러리에서 열리는 "임전 허문 부채그림
개인전"에는 소치 허련의 4대손으로 운림산방의 화맥을 잇고있는 임전의
운무산수화 70점이 전시된다.

이들 합죽선은 50년 넘게 전통 부채를 제작해온 인간문화재 이기동씨가
만들었다.

전시기획은 합죽선의 아트상품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일영(임전회화관
관장)씨가 맡았다.

< 이정환 기자 jh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