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초 추방된 아브람킨 러시아참사관 재입국 문제를 둘러싼 외교적
혼선과 정부부처간의 알력이 커지고 있어 이번 사건이 외교안보팀의 개편
으로 이어질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졸속, 굴욕외교라는 여론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어 일부
인사의 문책은 피할수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중 박정수 외교통상부장관은 외교 총책임자로 여론의 집중적인 비난을
받고 있어 문책의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박 장관의 경질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만만찮다.

박 장관은 일본통으로 신임 오부치 게이조 일본총리와 친분이 두터워
한.일어업협상,10월 대통령 방일등 한.일간 굵직한 외교현안을 처리할만한
적임자라는 점 때문이다.

이번 사건의 사실상 당사자인 이종찬 안기부장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이 부장이 지난해 대선기간중 북풍을 막아 김대중대통령 당선에
혁혁한 공로를 세웠을뿐 아니라 여권 내부의 역학관계를 고려할 때 교체가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 시각이다.

임동원 외교안보수석도 마찬가지다.

현 외교안보팀의 조율능력으로 보나 김 대통령의 신임으로 보나 교체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게 중론이다.

문제는 일부 책임자의 교체없이 넘어가기에는 김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다는 점이다.

김 대통령은 3일 박 장관으로부터 외교 혼선문제에 대한 보고를 직접 받고
사후처리 방침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통령의 신중한 인사스타일과 대러시아 외교분쟁이라는 사안의 미묘함을
감안할때 실무진 문책에서 마무리될 것이라는 추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 김용준 기자 juny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