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이 7월중에는 작년 7월보다 13.7%나 줄었다. 지난 5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선 이후 갈수록 감소폭도 커지는 양상이다. 수입이 무려 43.7%나 줄었기
때문에 7월중에도 무역수지(통관기준)는 30억달러이상 흑자를 냈지만 이대로
간다면 심각한 상황이 빚어질 것이 너무도 분명하다.

수출이 줄어든데는 대외적인 요인도 크다. 계속되는 아시아 각국의 불황도
그중 하나다. 일본 중국 아세안에 대한 수출이 작년실적만 유지했더라도
전체실적도 줄지는 않았을 것이다. 2.4분기이후 대미수출이 급격히 둔화되고
있는 것도 큰 부담이다. 세계경제가 좋지못한 것은 분명하다. 일본 대만
중국도 2.4분기이후 수출이 감소세이고 미국 역시 비슷한 추세다.

수출단가가 크게 떨어진 것도 수출감소의 큰 원인중 하나다. 반도체의 경우
64MD램의 개당 수출가격은 작년 1월 60달러에서 지난 1월 18달러, 7월중에는
9달러로 떨어졌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수출에 장애가 되고 있는 것은 금융상황이란게 업계의
지배적인 견해다. 원화강세에 겹쳐 금융기관의 대출기피증이 수출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얘기다.

수출과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힌게 벌써 몇달이나 됐지만,
그것은 말로만 그치고 있는 것 같다. 지난 7월30일 현재 수출환어음 매
입잔액은 IMF사태초기인 작년 11월말에 비해서도 4분의 3으로 줄었다.
수입신용장개설잔액 역시 70%선이다. 금융경색이 풀리지 않고 있음을 말해
주는 단적인 사례다.

원화강세가 수출업계를 짓누르고 있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31일
외환시장에서 1천2백30원을 기록한 대미달러환율에 대한 정부의 인식은
달라져야 할 필요가 있다.

그래도 IMF전과 비교하면 원화가치가 크게 절하된 수준인만큼 수출에
지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안이한 인식은 크게 잘못됐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96년말을 기준으로 보면 원화는 일본 대만등 경쟁국통화에 비해 엄청난
강세다. 1년7개월동안 엔화는 29%, 뉴타이완 달러는 25%정도 절하된 반면
원화절하폭은 17%선이다.

현재의 경제위기를 타개하는데는 수출밖에 달리 길이 없다는 것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그렇다면 금융이 언제까지나 수출에 부담이 되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된다. 지나친 원화강세도 막아야할 것은 물론이다.

수출업계는 대형은행간 통합등 이제 본격화한 금융기관구조조정으로
금융경색이 풀리기는 커녕 오히려 심화될까 우려하고 있다. 수입신용장 일
평균 개설실적이 갈수록 줄어드는 등 수출용 원자재수입마저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그런 걱정이 결코 지나치다고 할 수도 없다.

이미 정부가 밝힌대로 수출보험공사와 신용보증기금 보증을 확대하는 등으로
수출지원금융 경색현상을 풀어주는 것이 정말 시급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