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침체로 불황에 허덕이는 빌딩자동화업계에 고속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벤처기업이 있어 화제다.

지난 94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출신 5명이 설립한 덕산메카시스(대표
김지헌)가 그 주인공이다.

이 회사 사무실 한편에는 징이 걸려 있다.

단순한 장식품은 아니다.

회사에 기여한 공로가 크다고 생각하는 직원들에게 징을 치게 하려는 것.

벌써 징소리가 3번이나 울렸다.

이 회사의 올 상반기 자동화사업분야 매출액은 37억원.

지난해 전체수준(30억원)을 이미 넘어선 것.

창업후 2년 넘게 기술개발에만 매달려 오다 지난해 시장에 뛰어든 신출내기
기업으로서는 대단한 성과다.

올해 매출목표 40억원은 무난히 달성될 전망이다.

한국경제가 IMF체제로 들어선 직후인 작년말에는 10명을 신규채용, 인원수를
30여명으로 늘리기도 했다.

수출에도 나서 최근에는 중국에 3백50만달러 규모의 자동화시스템을
공급키로 가계약을 체결했다.

"기술력이 마케팅의 최대무기입니다"

김지헌 사장은 불황속 고성장의 비결은 기술의 우위성이라고 단언했다.

이 회사 자동화시스템의 최대장점은 소프트웨어가 조립식이라는 것.

신기능을 추가할때마다 전체를 뜯어고치는 업그레이드 대신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꿰 맞추면 된다.

소비자 요구에 신속히 대응하고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들어 고객들에게 인기
만점이라는 것.

소프트웨어뿐아니라 컨트롤러와 네트워크 등 자동화시스템의 핵심기술을
고루 확보한 것도 강점이다.

전자공학과와 기계공학과 출신이 함께 창업에 참여한 덕분이다.

이 때문에 IMF체제이후 수입장비를 쓰는 타 자동화업체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더 생겼다.

환율상승에 따른 것.

이 회사는 현재 다음 상품으로 인터넷상에서 자동화시스템을 감시 관리할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중이다.

중앙관리실이 빌딩내에 있을 필요가 없어지고 바다 건너에서도 빌딩과
공장을 관리할 수 있는 첨단 자동화시스템이 선보일 예정이다.

김 사장은 이 제품이 성공을 거두면 징소리가 또한번 울리게 될 것이라고
장담한다.

< 오광진 기자 kjo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