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의 적정환율은 달러당 1천1백40원"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3일 2.4분기 "빅맥(Big Mac)지수"
조사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이날 한국은행이 고시한 환율인 달러당 1천2백39원과 비교하면 원화가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이는 최근 원화가 지나치게 빠르게 절상되고 있다고 우려하는 한국내의
분위기와는 전혀 동떨어진 분석이다.

그럼 왜 이런 분석이 나왔고 얼마나 타당한 분석일까.

빅맥지수란 일정시점에서 각국의 빅맥(미국 맥도널드사의 햄버거제품)
가격을 달러로 환산한 후 미국내 가격과 비교한 지수.

이코노미스트지가 매분기마다 발표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값이 거의 일정한 빅맥가격을 달러를 기준으로 비교해 보면
각국 통화의 가치가 어떤 상태인지를 알수 있다는 것.

환율은 각국 통화의 구매력에 의해 결정된다는 "구매력 평가설"과 동일제품
의 가치는 세계 어디서나 같다는 "1물1가의 법칙"을 전제로 한 산식이다.

이번 조사(지난 7월24일) 때 한국의 빅맥가격은 3천원이었다.

같은 날 미국에서는 2.63달러.

따라서 미국의 소비자가 한국에서도 같은 돈을 내고 빅맥을 살 수 있으려면
원화환율이 달러당 1천1백40원이어야 한다.

이 수준이 빅맥을 기준으로한 적정환율이다.

그러나 조사당일 원화의 실제 환율은 달러당 1천2백73원이었다.

미국의 소비자는 2.41달러만 내면 한국에서 빅맥을 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결국 "원화가 약 8%정도 저평가 돼 있다"는 게 이번 조사의 결론이다.

하지만 환율이 구매력에만 의존하는 게 아니어서 빅맥지수가 항상 현실을
반영하지는 못한다.

다만 참고자료로 가끔 이용되는 정도다.

한편 28개국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는 인도네시아의 빅맥 가격이
미국의 4분의 1밖에 안돼 통화가치가 가장 저평가 돼 있는 나라로 나타났다.

또 일본에서는 빅맥이 미국보다 약 25%정도 싸고 중국에서는 절반가격도
안돼 전반적으로 아시아 통화가치가 저평가돼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빅맥이 가장 비싸게 팔리는 곳은 핀란드로 미국보다 40%가량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 박수진 기자 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