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발표이후 상업 한일은행의 예금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정부가 합병 은행에 대폭적인 지원을 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안전성이 부각
된데 따라 생긴 현상이다.

그런 가운데 두 은행은 3일 종합기획부 임원및 간부회의를 갖는 등 합병
실무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상업은행의 경우 총예금(신탁 포함)이 지난 5월 3천1백64억원, 6월
1조2천6백94억원 줄어든데 이어 7월들어서도 30일까지 1천3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합병이 발표된 지난달 31일엔 하루에만 1천3백41억원 늘었다.

이 은행 관계자는 "월말의 경우 기업들이 결제자금을 대거 인출하면서
예금이 감소한다"며 "이같은 통상적인 감소분까지 포함하면 지난달 31일
예금 증가액은 실제로 수천억원에 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말일이었던 5월30일과 6월30일 상업은행의 예금은 각각 6천2백억원
4천56억원 감소했었다.

또 8월1일에는 4백39억원이 증가했다.

한일은행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5월 2천4백3억원 6월 7천4백44억원 줄어들었던 예금은 7월중(30일까지)
1조6천95억원 빠져나갔다.

무려 석달동안 2조6천억원에 달하는 예금이 이탈한 것.

그러나 31일 하루에만 4천8백85억원 늘어나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대규모 예금인출이 일어나는 월초의 경우도 이달엔 통장예금 54억원
정기예금 1백79억원 신탁 25억원정도 감소했다.

지난 7월초엔 각각 1백57억원, 2백48억원, 3백98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예금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조짐을 보이자 두 은행은 그간의 이탈 고객을
재유치하는데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합병으로 우량은행이 된다"는 점을 대대적으로 알리기 위해 고객 섭외에
인력을 집중 투입하고 있다.

이들 은행은 영업마케팅도 공동으로 전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사실상의 합병연습인 셈이다.

두 은행 관계자들은 "앞으로 합병은행에 대한 신뢰가 쌓이면 예금집중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본다"고 기대하고 있다.

두 은행은 증가한 예금을 우량 중소기업 등에 대한 대출재원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두 은행은 이날 오후 3시에 한일은행에서 종합기획부담당 상무 부장
및 차장등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갖고 합병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회위원장은 외부인사가 맡고 위원은 두 은행에서 각각 4명씩 뽑았다.

두 은행은 위원회를 통해 인사 조직개편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백인기 상업은행 종합기획부장은 "내년 1월30일 합병은행을 출범시키기 위해
최대한 빠른 속도로 합병작업을 진행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일은행측도 이번 임시국회에 상정되는 ''금융산업구조조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적용할 경우 1백여일정도면 합병절차를 대부분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합병에 필요한 자산/부채 실사는 지난 4~6월 금융감독위원회가 지정한
국제 회계법인으로부터 이미 받은 바 있기 때문에 1개월 이내에 완료할 수
있을 것이란 계산에서다.

두 은행은 합병실사 결과를 토대로 합병비율이 산정되는대로 합병기본계약
을 체결하고 금융산업 구조조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되는데 맞춰
나머지 합병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