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가치가 떨어지면 한국 주식을 판다"는 외국인의 투자원칙이 바뀐
것일까.

엔화가치가 1백45엔까지 떨어진 3일 외국인은 오히려 소폭의 순매수를
보였다.

지난 6월중순 엔화가치가 1백46엔으로 급락하면서 연일 순매도 공세를 펼친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증권전문가들은 일단 엔화가 1백46엔을 넘지 않는 한 종전과 같은 동요는
보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엔화약세와 외국인 동향 =지난 6월8일 1백40엔대로 진입한 엔화가치가
6월15일 1백46엔까지 떨어지자 외국인은 6일만에 1천1백95억원어치를 순매도
했다.

6월 한달동안 순매도규모(3천3백84억원)의 3분의 1정도를 팔아치운 것이다.

그러나 엔화가치가 지난달 28일 1백41엔에서 이달 3일 현재 1백45엔으로
다시 떨어졌는데도 3일 38억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포함, 4일 연속 매수우위를
보였다.

<>배경 =외국인 투자자 사이에선 1백46엔 정도까지는 떨어질 것으로 예상
하고 있었기 때문에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6월에도 1백46엔대에서 미국과 일본 정부가 외환시장에 공동개입,
진화했다는 점도 기대감을 주고 있다.

<>전망 =문제는 엔화가치가 1백46엔을 넘어설 경우.

ING베어링증권의 강헌구 이사는 "엔화가치가 1백50~1백60엔대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외국인도 있고 극단적인 경우 1백80엔까지를 예상하는
이도 있다"고 전했다.

외국증권사 관계자들은 그런 분위기라면 지난 6월처럼 외국인의 순매도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본다.

엔화약세지속이 중국 위안화절하압력과 동남아통화위기로 재연될 불안감
때문이다.

다만 8월말부터 모건스탠리투자지수(MSCI) 한국투자비중이 확대되는 것은
매도분위기를 진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엥도수에즈 WI카 증권의 김기태 이사는 "MSCI를 염두에 두고 있어 엔화가치
가 떨어지더라도 대거 순매도는 보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다만 "홍콩의 금융기관 및 기업실적이 악화됐다는 소식으로 외국인의
리저널 펀드(Reginal fund)쪽으로 환매가 들어오면 한국 등 다른 아시아
시장의 비중을 줄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누리투자증권의 마이클 홀스버그 부사장은 "엔화환율보다 고평가된
원화가치에 외국인들이 더 신경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차익 이익실현과 원화가치 강세에 따른 국내 기업들의 실적악화 우려로
매도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