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짜리 콜금리가 한자릿수에 접어드는등 시장금리가 급락하고 있다.

정부는 이에따라 은행대출금리를 연 13%대까지 인하토록 유도키로 했다.

그러나 섣부른 금리하락보다는 구조조정을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아 "금리논쟁"이 일고 있다.

3일 자금시장에서 하루짜리 콜금리는 연 9.90%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96년11월 콜 중개회사인 한국자금중개가 문을 연 뒤 가장 낮은
것이다.

이날 회사채유통수익률(3년)도 연 11.90%를 기록, 작년 8월9일이후
1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시장참가자들은 시중유동성이 풍부한데다 금리인하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워낙 강해 시장금리가 일제히 급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시중실세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금융기관의
대출금리인하를 적극 유도키로 했다.

정덕구 재정경제부 차관은 이날 "시장실세금리가 연 11%대까지 하락
했는데도 대출금리는 떨어지지 않고 있다"며 "한국은행의 RP(환매채) 금리를
지속적으로 인하해 대출금리가 자연스럽게 떨어지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규성 재정경제부장관도 최근 기업인 강연회에서 "대출금리는 기업들이
견딜수 있는 수준인 연 13-14% 정도까지 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해 대출
금리 인하유도방침을 시사했다.

정 차관은 이와함께 "신용보증기금을 확충해 기업의 신용위험에 따른
가산금리(리스크 프리미엄)가 축소되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관련 재경부 관계자는 "신용보증기관이 보증하는 대출의 경우 금융기관
의 위험부담은 거의 없는 만큼 최대 은행간 콜금리수준까지 금리가 떨어져야
한다"고 밝혀 신용보증 대출금리의 대폭적인 인하유도가 예상된다.

현재 중소기업의 대출금리는 연 17-18% 수준이며 신용보증기관의 보증을
받을 경우 0.5%포인트정도 낮은 금리를 적용받는다.

이같은 신용보증 대출금리는 이날 연 9%대를 기록한 콜금리에 비해서는
6-8%포인트 가량 높은 상태다.

그러나 정부의 이같은 "금리인하 드라이브"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현재와 같이 중소기업의 부도위험성이 상존하는 상황에선 아무리 금리를
내려봤자 5대그룹만 수혜를 볼뿐 정작 돈이 필요한 중소기업은 아무런
혜택이 없다는 근거에서다.

특히 5대그룹이 저금리의 자금을 무한정 차입할 경우엔 구조조정효과가
반감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한 자금관계자는 "금리가 내린다고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늘릴 것으로 생각
하면 오산"이라며 "문제는 기업의 부도위험성이 얼마나 빨리 가시느냐다"고
말했다.

박철 한은 자금담당부총재보는 "금리를 추가로 떨어뜨리기 위해 노력하겠다"
면서도 "그러나 중요한건 금융권과 5대그룹에만 맴돌고 있는 시중자금이
중소기업에까지 흘러갈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 김성택 기자 idnt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