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Bank '빅뱅'] (3) '경영진 선출방법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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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합병은행장 배찬병 상업은행장, 회장 이관우 한일은행장"
상업 한일은행이 합병을 발표하기 이틀전인 7월30일.
두 은행에선 이런 소문이 나돌았다.
두 행장이 합병에 전격 합의하면서 이같은 역할분담을 했다는 것이다.
이를 전해들은 직원들은 "자리보전을 위한 밀실야합"으로 규정했다.
이에대한 두 행장의 해명은 비교적 명쾌하다.
"은행장 등 경영진선임에 대해선 전혀 논의가 되지 않았으며 합병위원회에서
처리할 사항"(1일 합병발표 기자회견)이라고 했다.
사석에서는 "우리가 그리 유치한 줄 아느냐"며 일축했다.
두 행장의 극력 부인에도 불구하고 역할분담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은
바로 과거의 경험 때문이다.
사실 지금까지 "은행경영진의 역사"는 한마디로 비정상의 연속이였다.
은행장(또는 임원)이 되는 과정에서부터 재임시 경영활동, 불미스런 퇴진
까지.
어느 하나 정상적인게 없었다.
그러니 상업 한일은행 합병의 시너지효과와 당위성을 따지기에 앞서
"은행장 입도선매설"에 관심이 가는게 당연했다.
사실 은행장이 은행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막강하다.
어느 조직이나 최고경영자가 결국 조직의 흥망을 좌우한다는건 지고의
진리이긴 하다.
그러나 사실상 주인역할을 하는 은행장만큼 조직의 장래에 결정적인 키를
쥐고 있는 최고경영자도 드물다.
그렇지만 국내은행장들은 막강한 권한에 비해선 능력과 자질이 떨어지고
있음을 부인할수 없다.
은행경영 혁신을 위해선 기존 경영진을 모두 물갈이해야 한다는 정부의
방침이 나왔을 정도다.
따라서 "빅뱅크"가 성공하려면 새 시대에 걸맞는 은행장과 임원을 선임해야
하는건 당위다.
결국 조직과 인사를 새롭게 정비할 사고와 추진력을 가진 은행장을 선출할
수 있느냐가 합병은행 뿐만아니라 홀로서기를 모색하는 은행의 성공을
좌우할 필요조건이 된다.
변화는 우선 은행장선임과정에서 찾아져야 한다.
국내은행들은 비상임이사로 구성되는 "은행장추천위원회"에서 은행장후보를
추천한다.
이어 은행감독원의 적격심사를 받은뒤 주주총회에서 은행장으로 선임된다.
형식상으로만 보면 엄격한 절차를 거치는 만큼 아무런 하자가 없다.
그러나 내용은 정반대다.
"비상임이사의 경우 기업대표는 거래기업 경영진이, 공익대표는 은행장과
친분이 있는 인사가 선임됨으로써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
그러다보니 툭하면 현 은행장의 연임이고, 전무의 은행장 승진이다.
물론 이변이 없는건 아니다.
"외부의 실력자"나 "내부인사"가 딴맘을 먹을때 그렇다.
지난 2월 주총때 충청은행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3연임을 노리는 윤은중 당시 행장과 대주주를 등에 업은 최동열 당시
한일리스사장의 줄다리기는 결국 주총을 연기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공정한 심판관 역할을 해야하는 감독당국은 아예 한술 더 뜬다.
불과 몇년전까지만해도 "3연임불가" 등의 원칙을 정해 미리 시달하곤 했다.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된다" "회장이라니 가당치도 않다"는 식의
교통정리도 서슴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진정으로 은행을 이끌어갈 사람이 은행장에 오르는
경우가 많지 않다.
오로지 "힘"과 "줄"이 은행장선출의 기준이 될뿐 미래를 내다보는
경영능력을 가진 사람이 선출되는 경우는 드물었다.
지금의 은행장이 모두 그렇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부에서 승진했거나 외부에서 영입됐거나 하나도 다르지 않다.
은행장이 된후의 태도도 이젠 달라져야 한다.
지금까지 은행장들은 자리에 오르면 "자리를 향유"하는데 급급해왔다.
자기사람을 좋은 자리에 앉히고, 행장이 되는데 반대했던 사람을 좌천
시키며, 신세진 거래기업에 대출을 퍼주는 한편, 반대급부로 들어오는
"사과상자(돈)"를 챙기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철수 신광식 전 제일은행장 우찬목 전 조흥은행장 손홍균 전 서울은행장
장명선 전 외환은행장 등이 바로 이런저런 불미스런 일이 빌미가 돼 중도
퇴진 했다.
행여 거래기업과 "거래"를 하지 않아 깨끗하다고 자임하는 사람들도 은행
발전에 기여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이들은 전임자와 다른 "청빈함"을 무기로 조직을 이끌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말썽을 일으키거나, 조직구성원의 반발을 살 일은 아예 엄두도
내지 못한다.
그저 현상유지를 최상으로 여긴다.
외부에서 영입된 행장이 대표적 케이스다.
빅뱅크시대에 걸맞는 은행장과 경영진을 탄생시키지 않으면 빅뱅크는
덩치만 크지 머리는 못따라가는 기형아가 될 공산이 크다.
그러자면 미래를 내다보고, 결과에 책임질줄 아는 사람을 은행장으로
골라야 한다.
필요하다면 서열을 파괴도 해야한다.
현재의 경영진들은 "능력있는 은행장"을 고르는걸 자신들의 마지막 사명으로
여겨야 한다.
천문학적인 부실여신을 야기하고도 "관치금융탓"이라거나 "한번 해봐라.
실력자의 압력을 거절할수 있는지"라는 구실만 찾으면 곤란하다.
"현재의 경영진으로는 은행 경영개선은 물론 기업구조조정 등을 제대로 할
능력이 없다"(이헌재 위원장)는 질책을 진정 부끄럽게 생각할줄 알아야 한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4일자 ).
상업 한일은행이 합병을 발표하기 이틀전인 7월30일.
두 은행에선 이런 소문이 나돌았다.
두 행장이 합병에 전격 합의하면서 이같은 역할분담을 했다는 것이다.
이를 전해들은 직원들은 "자리보전을 위한 밀실야합"으로 규정했다.
이에대한 두 행장의 해명은 비교적 명쾌하다.
"은행장 등 경영진선임에 대해선 전혀 논의가 되지 않았으며 합병위원회에서
처리할 사항"(1일 합병발표 기자회견)이라고 했다.
사석에서는 "우리가 그리 유치한 줄 아느냐"며 일축했다.
두 행장의 극력 부인에도 불구하고 역할분담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은
바로 과거의 경험 때문이다.
사실 지금까지 "은행경영진의 역사"는 한마디로 비정상의 연속이였다.
은행장(또는 임원)이 되는 과정에서부터 재임시 경영활동, 불미스런 퇴진
까지.
어느 하나 정상적인게 없었다.
그러니 상업 한일은행 합병의 시너지효과와 당위성을 따지기에 앞서
"은행장 입도선매설"에 관심이 가는게 당연했다.
사실 은행장이 은행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막강하다.
어느 조직이나 최고경영자가 결국 조직의 흥망을 좌우한다는건 지고의
진리이긴 하다.
그러나 사실상 주인역할을 하는 은행장만큼 조직의 장래에 결정적인 키를
쥐고 있는 최고경영자도 드물다.
그렇지만 국내은행장들은 막강한 권한에 비해선 능력과 자질이 떨어지고
있음을 부인할수 없다.
은행경영 혁신을 위해선 기존 경영진을 모두 물갈이해야 한다는 정부의
방침이 나왔을 정도다.
따라서 "빅뱅크"가 성공하려면 새 시대에 걸맞는 은행장과 임원을 선임해야
하는건 당위다.
결국 조직과 인사를 새롭게 정비할 사고와 추진력을 가진 은행장을 선출할
수 있느냐가 합병은행 뿐만아니라 홀로서기를 모색하는 은행의 성공을
좌우할 필요조건이 된다.
변화는 우선 은행장선임과정에서 찾아져야 한다.
국내은행들은 비상임이사로 구성되는 "은행장추천위원회"에서 은행장후보를
추천한다.
이어 은행감독원의 적격심사를 받은뒤 주주총회에서 은행장으로 선임된다.
형식상으로만 보면 엄격한 절차를 거치는 만큼 아무런 하자가 없다.
그러나 내용은 정반대다.
"비상임이사의 경우 기업대표는 거래기업 경영진이, 공익대표는 은행장과
친분이 있는 인사가 선임됨으로써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
그러다보니 툭하면 현 은행장의 연임이고, 전무의 은행장 승진이다.
물론 이변이 없는건 아니다.
"외부의 실력자"나 "내부인사"가 딴맘을 먹을때 그렇다.
지난 2월 주총때 충청은행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3연임을 노리는 윤은중 당시 행장과 대주주를 등에 업은 최동열 당시
한일리스사장의 줄다리기는 결국 주총을 연기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공정한 심판관 역할을 해야하는 감독당국은 아예 한술 더 뜬다.
불과 몇년전까지만해도 "3연임불가" 등의 원칙을 정해 미리 시달하곤 했다.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된다" "회장이라니 가당치도 않다"는 식의
교통정리도 서슴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진정으로 은행을 이끌어갈 사람이 은행장에 오르는
경우가 많지 않다.
오로지 "힘"과 "줄"이 은행장선출의 기준이 될뿐 미래를 내다보는
경영능력을 가진 사람이 선출되는 경우는 드물었다.
지금의 은행장이 모두 그렇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부에서 승진했거나 외부에서 영입됐거나 하나도 다르지 않다.
은행장이 된후의 태도도 이젠 달라져야 한다.
지금까지 은행장들은 자리에 오르면 "자리를 향유"하는데 급급해왔다.
자기사람을 좋은 자리에 앉히고, 행장이 되는데 반대했던 사람을 좌천
시키며, 신세진 거래기업에 대출을 퍼주는 한편, 반대급부로 들어오는
"사과상자(돈)"를 챙기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철수 신광식 전 제일은행장 우찬목 전 조흥은행장 손홍균 전 서울은행장
장명선 전 외환은행장 등이 바로 이런저런 불미스런 일이 빌미가 돼 중도
퇴진 했다.
행여 거래기업과 "거래"를 하지 않아 깨끗하다고 자임하는 사람들도 은행
발전에 기여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이들은 전임자와 다른 "청빈함"을 무기로 조직을 이끌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말썽을 일으키거나, 조직구성원의 반발을 살 일은 아예 엄두도
내지 못한다.
그저 현상유지를 최상으로 여긴다.
외부에서 영입된 행장이 대표적 케이스다.
빅뱅크시대에 걸맞는 은행장과 경영진을 탄생시키지 않으면 빅뱅크는
덩치만 크지 머리는 못따라가는 기형아가 될 공산이 크다.
그러자면 미래를 내다보고, 결과에 책임질줄 아는 사람을 은행장으로
골라야 한다.
필요하다면 서열을 파괴도 해야한다.
현재의 경영진들은 "능력있는 은행장"을 고르는걸 자신들의 마지막 사명으로
여겨야 한다.
천문학적인 부실여신을 야기하고도 "관치금융탓"이라거나 "한번 해봐라.
실력자의 압력을 거절할수 있는지"라는 구실만 찾으면 곤란하다.
"현재의 경영진으로는 은행 경영개선은 물론 기업구조조정 등을 제대로 할
능력이 없다"(이헌재 위원장)는 질책을 진정 부끄럽게 생각할줄 알아야 한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