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금은 살기를 띠고 있는 강한 양금이다.

임수 강물에 칼을 잘 씻어내면 그 성질이 맑고 깨끗해지며(금생수의
작용으로 강한 금의 기운이 빠져나가 맑고 순청한 기운을 가지게 된다),
정화 불을 얻어 솜씨좋은 대장장이가 연단을 하면 예리한 칼날을 얻을 수
있다.

봄과 여름에 태어나 기운이 약한 경금은(금은 가을에 가장 강해지며
화의 양기를 만나면 약해지므로, 화의 기운이 점점 증가하는 봄과 여름에는
가을이나 겨울에 비해 약하다) 지지에 축축하고 영양가 많은 축토나 진토를
만나면 기운을 회복할 수 있다(토생금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므로).

같은 조건에서 건조하고 뜨거운 미토나 영양가 없고 메마른 술토를 만나게
되면 오히려 더 물러지게 된다.

미토나 술토는 불의 기운이 그 속에 숨어있기 때문이다.

연단을 잘하여 예리한 경금을 얻기 위해서는 재료 자체의 재질도 중요하며
용광로 불도 강해야만 한다.

이런 까닭에 화련진금(불에 달구어 보검을 만드는 작용)은 여름에
이루어지는 것을 최상으로 친다.

흔히들 사주를 논함에 있어, 가을 경금이 가장 강하므로 정화를 취하여
그 기운을 억제하면(화극금하여) 길한 명조라고 푸는 경우가 많은데, 옳은
말이기는 하나 그릇으로 표현되는 그 인물됨의 추상적 크기는 여름생 경금을
정화로 단련한 것에 점수를 더 매길 수 있다.

금생수의 작용이 원활한 것은 경금과 임수와의 관계에만 국한한다.

빗물인 계수는 경금을 괴롭히는 존재이기 때문에 금생수라기보다는
반생극인 수극금의 입장에서 논해야 한다.

비를 맞아 녹슨 보검이 되어 쓸모없는 존재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자식으로 인해 명예에 치명타를 입는 고위관리에 비유할 수 있을까?

성철재 <충남대 언어학과교수/역학연구가 cjseong@hanbat.chungnam.ac.kr>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