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한명을 놓고 양의와 한의 2명이 함께 진료하는 양.한방 동시협진모델이
국내 최초로 등장한다.

경희의료원(원장 최영길)은 4일 양.한방 의사가 신장 환자를 동시에
치료하는 "동서신장병센터"가 5일 문을 열고 본격적인 진료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양.한방협진을 받을 경우 환자들이 양방과 한방병원에 따로
접수한 뒤 각각 다른 시간에 진료를 받아야 했다.

환자보다는 의료기관 위주로 실시돼 왔기에 그만큼 환자들의 불편이
뒤따랐다.

진료기록부도 각기 작성되는 만큼 양.한방 의사간의 유기적인 협조도
어려웠다.

경희의료원이 환자의 눈높이에 맞춰 실질적인 양.한방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한 것은 지난 1년간 조병수(양방 소아과)-두호경(한방 신계내과)교수팀의
치료성과가 뛰어났기 때문.

1년에 4회이상 재발하는 소아 신증후군(신장의 이상으로 알부민 단백질이
소변으로 빠져 나오는 질환)환자 29명에게 스테로이드제제(부신피질호르몬)와
동의보감 처방 등을 참고, 인삼 황금 등 12가지 한약재로 조제한 "SA-1"을
동시 투여한 결과 환자의 90%가 완치되는 등의 좋은 치료 효과를 나타냈다.

이에반해 SA-1을 단독으로 사용한 경우는 35%, 스테로이드만을 쓴 경우는
70%에 불과했다.

경희의료원측은 "한방치료제 SA-1이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투여했을때
나타나는 성장장애 등 부작용을 억제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양.한방 동시협진에는 조병수-두호경교수외에 임천규(양방 신장내과)
안세영(한방 신계내과)교수 등이 참가한다.

동서신장병센터는 개소 기념으로 모든 내원객을 대상으로 신장기능과
당뇨병 간기능 등을 점검할수 있는 종합소변검사를 무료로 실시한다.

보건복지부관계자는 "그간 양.한방협진은 일부 한방병원이 양방의료기기를
쓰기 위해 의사를 고용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절름발이신세를 면치
못했다"며 "동시협진모델은 동양과 서양의학의 접목이라는 측면뿐 아니라
양의.한의간 뿌리깊은 반목을 다소나마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02)958-9777

< 최승욱 기자 swcho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