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실적 호전주를 잡아라"

엔화약세와 위안화 평가절하 가능성 등으로 증시 표면은 어수선하기 짝이
없지만 이면에선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찾자"는 소리없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증권사 기업분석부 등은 벌써부터 분주하다.

공식적인 반기 실적발표가 열흘 앞으로 다가온데다 예년의 경우에도 실적
발표시기를 앞두고 실적호전주가 위력을 떨쳤기 때문.

실적중시론자들은 지금은 불안한 아시아 바람이 눈을 가리고 있지만
외풍이 잦아들면 결국은 기업의 영업성적이 주가명암을 갈라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은 오는 15일까지 반기실적을 일반에
공시해야 한다.

따라서 5일부터 15일까지 10일동안 기업실적이 집중적으로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분석가들은 지난 상반기에 내수관련주는 실적이 부진한 반면 수출
관련주는 실적이 크게 호전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재우 LG증권 책임조사역은 "상반기중 원화환율 상승으로 수출관련주들은
짭짤한 재미를 본 반면 소비위축으로 내수관련주들은 고전을 면치못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수출비중이 98%를 차지하는 성안의 경우 상반기중 1천5백45억원의
매출액에 1백2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매출액과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50% 및 4백85%씩 늘어난
것이다.

따라서 주요 증권사들은 이같은 수출관련주의 상품주식 편입비중을 높이
거나 매수를 추천하는 보고서를 내고 있다.

LG증권은 유화 제지 화섬 등 중간재를 수출하는 기업들이 환율상승의
수혜를 입은 것으로 추정했다.

동원증권은 이수화학 호남석유화학 대창공업 등을 실적호전주로 꼽고 있다.

보람증권도 진웅 LG정보통신 등 수출을 많이 하는 종목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내수관련주라고 해서 모두 실적이 나쁜 것은 아니다.

자동차 가전 의류 등 내구재를 생산하는 기업은 매출감소에 시달렸지만
밀가루 설탕 등 생활필수품을 생산하는 회사는 오히려 제품가격인상으로
재미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제일제당.

동원증권은 이 회사가 1조1천9백억원의 매출에 4백2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매출액과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3% 및 2백49% 증가한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실적호전주들은 대개 발표시점을 전후해서 한달간 상승
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지적하고 "실적발표를 계기로 실적호전주들이 강한
하방경직성을 보이면서 상승시도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 조성근 기자 trut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5일자 ).